대만 침공 대비용?…“중국, 美펜타곤 10배 ‘전시사령부’ 건설 중”

FT, 위성사진 분석·정보 당국자 인용해 보도

중국 인민해방군의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연습’ 훈련 지도. AFP 연합뉴스

중국이 수도 베이징 서부에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보다 10배 이상 큰 초대형 전시 사령부를 새로 건설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시 지휘본부로 추정되는 이 시설이 완공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 지휘본부가 될 전망이다.

FT는 위성사진과 전·현직 미국 정보 당국자들의 분석 등을 토대로, 중국군이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1500에이커(약 6㎢) 규모의 대형 복합단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 복합단지가 전시 지휘본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면밀하게 모니터링 중이라고 전현직 당국자들은 말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공사는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됐다. 현장에는 깊은 구덩이들이 포착됐다.

FT에 따르면, 군사 전문가들은 이곳에 핵전쟁을 포함한 분쟁 시 중국 군사 지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크고 견고한 벙커가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위성사진에 대해 잘 아는 한 연구원은 문제의 현장이 철근 콘크리트와 깊은 지하터널 등 "민감한 군사시설의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사진을 검토한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IA) 이미지 분석가 출신 레니 바비어즈는 5㎢ 면적에 크레인 최소 100대가 작업하고 있다면서 "지하통로로 연결된 여러 지하 시설이 건설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 전직 미국 고위 정부 당국자는 현재 베이징 서부 시산(西山)에 있는 중국의 주요 보안지휘센터는 냉전 시기에 지어졌고 베이징 도심의 인민해방군 본부도 전시 지휘본부로는 안전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새 시설의 규모, 일부가 지하로 들어가 있는 특징은 이곳이 전시 지휘본부로 시산의 복합단지를 대체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정통한 소식통 세 명은 일부 정보 분석가들 사이에서 이 프로젝트가 ‘베이징 군사도시’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이 공사가 2027년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을 앞두고 중국이 새로운 무기 개발 등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정보당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 능력을 갖추라고 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군은 핵무기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또 각 조직의 통합 부족이 미군과 비교해 중국군의 가장 큰 약점이라는 지적에 따라 여러 조직을 통합하려 노력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와 가까운 두 소식통도 중국군이 새로운 지휘본부를 건설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FT에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중국 분석 책임자였던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보도 내용이 맞는다면 이는 "세계적 수준의 재래식 전력뿐만 아니라 첨단 핵전쟁 전투 능력을 구축하려는 중국 의도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시설 건설 장소가 지하 벙커용으로 적합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대만 싱크탱크 전략 및 워게임 연구협회(CSWS)의 쉬옌즈 연구원은 "부지 면적이 일반적인 군 기지나 군사학교보다 훨씬 넓어서 (그보다는) 행정조직이나 대규모 훈련기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