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장관 후보자가 “한국 TV공장 미국 이전” 콕 찍은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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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산업·무역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29일(현지시각)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일본의 철강, 한국의 TV 가전 같은 경우 그들은 우리를 그저 이용했다. 이제는 그들이 우리와 협력해 그 생산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때"라며 "나는 우리 동맹들이 미국 내 제조업 생산성을 늘리도록 (우리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명수 나이스신용평가 대표이사는 지난 20일 나신평 웹사이트에 게시한 '트럼프 시대에 적응해야 할 한국 기업들' 칼럼에서, 우리나라 TV 가전 기업들이 미국시장을 지키기 위해 미국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협력하는 사례가 성공할 경우 트럼프는 이 사례를 들어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에게 '아이폰도 대만 폭스콘 생산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압박할 거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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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산업·무역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29일(현지시각)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일본의 철강, 한국의 TV 가전 같은 경우 그들은 우리를 그저 이용했다. 이제는 그들이 우리와 협력해 그 생산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때”라며 “나는 우리 동맹들이 미국 내 제조업 생산성을 늘리도록 (우리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가전 산업을 콕 집어 미국으로 투자·생산거점을 이전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왜 첨단 반도체 등 하이엔드 기술분야가 아닌 한국의 TV를 지목했을까. 김명수 나이스신용평가 대표이사는 지난 20일 나신평 웹사이트에 게시한 ‘트럼프 시대에 적응해야 할 한국 기업들’ 칼럼에서, 우리나라 TV 가전 기업들이 미국시장을 지키기 위해 미국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협력하는 사례가 성공할 경우 트럼프는 이 사례를 들어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에게 ‘아이폰도 대만 폭스콘 생산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압박할 거라고 전망했다.
산업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디커플링할 때 가장 난이도가 높은 건 전자산업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R&D 능력을 갖추었지만 전자제품 제조에서는 철저하게 중국에 예속된 형편이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전자제품은 중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의 전자제품 수입액은 2023년 기준으로 휴대폰 546억달러, PC·서버 392억달러, TV 101억달러에 이른다. 수입자는 애플, HP, 델 등 미국 간판 기업들이다.
앞서 트럼프 1기 당시인 2018년 1월 미국 정부는 느닷없이 수입산 세탁기 품목에 수입쿼터를 부과해 쿼터 초과물량에 50%의 고율 관세를 매긴다고 발표했다. 월풀·제너럴일렉트릭(GE) 등 자국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였다. LG와 삼성은 당시 세탁기공장을 중국에서 북미로 신속하게 옮겨 현재 미국시장 점유율 40%를 지키고 있다. 월풀도 미국 내 10개 공장을 풀가동하며 점유율(32%)을 올려나가고 있다. 이번 2기 행정부 임기 내 한국 TV·세탁기·냉장고 생산공장을 미국에 더 많이 유치해, 기술 이전·협력 방식으로 미국 가전기업의 도약을 꾀하고 이를 통해 중국산 전자제품 수입을 미국 자국산으로 대체하겠다는 심산이라는 것이다.
새해 들어 LG전자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북미 TV시장(연 209억달러)은 세탁기의 10배 규모로, 우리 가전업체가 TV시장을 중국업체에 뺏긴다면 존립이 어려울 것”이라며 “TV는 세탁기와 달리 미국 내에서 미국기업 시장점유율(6.5%)이 대단히 낮아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산 수입을 막기 위한 고관세(중국산 관세율 11.4%)의 실익이 없다”고 진단했다. 우리 가전기업과의 기술이전·협력으로 미국기업의 TV 시장점유율이 올라가도록 미국 상무부가 한국 가전기업의 미국 공장 이전을 압박할 것이라는 얘기다.
나아가 트럼프의 미-중 전자산업 디커플링 전략은 우리 가전업체로서는 빛의 속도로 추격해오는 중국 전자산업을 막아낼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현대차그룹의 현대제철이 보조금도 없이 미국에 제철소를 세우겠다고 하는데, 이는 미국 안에 현대차 공장을 더 많이 지을 수 있다는 뜻”이라며,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의 TV가 미국에서 제조된다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노트북 공장도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디커플링에 잘 적응해 북미시장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 가속화가 ‘국내 산업 공동화’를 초래해 우리 내수시장은 점점 축소될 거라는 우려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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