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법연구회 판사 정확히 판단합디다” 권성동이 불과 2년 전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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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은 판결로 말할 뿐이다. (본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을 때) 우리법연구회는 경외 대상, 지금 우리법연구회는 비난 대상이냐."
전날 권 원내대표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정계선·이미선 헌법재판관이 모두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공정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 모든 불공정 재판의 배후에는 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정치·사법 카르텔이 있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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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의 재판관 ‘내로남불’
“법관은 판결로 말할 뿐이다. (본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을 때) 우리법연구회는 경외 대상, 지금 우리법연구회는 비난 대상이냐.”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이렇게 비판했다. 전날 권 원내대표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정계선·이미선 헌법재판관이 모두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공정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 모든 불공정 재판의 배후에는 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정치·사법 카르텔이 있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헌재 재판관 일부가 진보 성향 판사들의 연구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소속임을 들어 연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이미 윤 대통령 쪽이 정계선 재판관의 성향을 문제 삼아 제기한 기피 신청을 헌재가 기각했는데도, 이념 공세를 통한 여론전으로 ‘불복’의 포석을 두고 있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30일 “민주당은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을 사법 요직에 앉히고, 이들은 좌편향 판결로 보답하며 민주당 공천을 통해 입법부로 진출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권 원내대표의 주장은 1년4개월 전 국회 속기록에 기록된 그의 발언에 정확히 배치된다. 도덕성 문제로 낙마한 이균용 대법원장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권 원내대표는 2023년 9월20일 특위 전체회의에서 아래와 같은 ‘합리적 발언’을 남겼다. 야당이 당시 이 후보자가 ‘법원의 하나회’라고 불릴 정도로 보수 엘리트 법관들의 강력한 이너서클인 민사판례연구회 소속임을 문제 삼자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가 흔히 ‘어떤 특정 연구단체에 소속되면 이럴 것이다, 또 어느 지역 출신이면 이럴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사실은. 그러다 보니까 어떤 연구단체나 특정 지역 출신들을 사시의 눈으로 쳐다보고 지레 짐작하고 또 평가를 하고 단정을 짓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고 저는 봅니다. 그런데 어느 단체든지 간에 양질의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고 또 합리적인 사람이 있고 비합리적인 사람이 있다, 저는 그렇게 판단이 듭니다. 제 개인적인 얘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저도 문재인 정부 때 부당 기소에 의해서 재판을 받은 사람입니다. 몰랐는데 재판 끝나고 나중에 보니까 1심 재판장이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더라고요. 그런데 정확하게 판단을 합디다. 그래서 우리가 그런 편견은 또 고정관념은 가급적이면 배제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모든 불공정 재판의 배후에 우리법연구회가 있다’고 주장하는 걸 고려하면, 당시 회의에서 나온 ‘권성동 위원장’의 발언은 같은 사람의 발언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이 회의에서 권 원내대표가 언급한 ‘1심 재판장’은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원내대표에게 2019년 1심 무죄를 선고한 이순형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다.
이 부장판사는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를 맡고 있어, 최근 윤 대통령의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하며 극우 세력의 공격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무죄 선고 당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정의를 실현할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공정한 내려준 사법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던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영장에 대해선 “짝퉁 영장”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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