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쓰지 말라' 공지에 충격…"빨래하러 친정 갔어요" [오세성의 헌집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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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날씨에 배수관이 얼어 저층 세대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니, 각 세대에서는 세탁기 사용을 자제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서울 신축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다 지난해 안양시 노후 아파트를 매입해 이사한 백모씨는 최근 관리사무소에서 송출하는 안내방송을 듣고 당황했습니다.
서울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오모씨는 지난겨울 일주일 동안 세탁기를 쓰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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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빨래방 찾아 '삼만리'
노후 아파트, 겨울마다 '동파 주의보' 반복
수도관에 열선 감고 세탁기 배수관 연장도
"노후 아파트의 한계…이웃 위한 배려 필요"

"영하의 날씨에 배수관이 얼어 저층 세대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니, 각 세대에서는 세탁기 사용을 자제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서울 신축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다 지난해 안양시 노후 아파트를 매입해 이사한 백모씨는 최근 관리사무소에서 송출하는 안내방송을 듣고 당황했습니다. 아파트 배수관이 얼어 저층에서 물이 역류하니 세탁하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백씨는 "이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는 듣지 못했던 안내"라며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어 빨랫감이 매일 잔뜩 나오는데, 세탁하지 말라니 당혹스럽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노후 아파트로 이사할 때는 생각지 못했던 불편"이라며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는 낮에만 세탁기를 돌리고, 급한 빨래는 코인 세탁소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후 아파트에서는 배수관 동파 사고가 종종 발생합니다. 아파트 1층에서 배수관이 야외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노출된 배수관에 보온재를 덧대기도 하지만, 영하의 날씨가 길어지면 배수관이 차츰 얼어붙게 됩니다. 야외로 노출된 배수관이 얼음덩어리가 되어 막히면, 고층에서 버리는 물이 고이다 1·2층으로 역류합니다. 저층 가구는 갑자기 날벼락을 맞는 셈입니다.
중층에서 하수가 역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구 내 배수관이 얼어붙은 탓입니다. 베란다는 난방이 되지 않지만, 실내라는 이유로 배관에 보온 조치를 하지 않아 강한 추위에는 얼어붙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간혹 베란다에 곰팡이가 생길까 우려해 밤새 창문을 열어두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배수관 동파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간혹 주방 뒤편 베란다에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실 쪽 베란다에 세탁기를 설치하는 가구도 있습니다. 이 경우 세탁기에서 나오는 물을 오수관에 보내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보온 조치가 되지 않는 배관이기에 저층에서 동파가 발생할 우려가 큽니다. 또한 하수도법을 위반한 행위이기에 지자체에 따라 50만원에서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세탁 후 하수 처리도 문제이지만, 수도관이 얼어서 세탁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생깁니다. 서울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오모씨는 지난겨울 일주일 동안 세탁기를 쓰지 못했습니다. 세탁실 수도가 얼어 세탁기로 물이 들어가지 않았던 탓입니다.
오씨는 "그런 일을 처음 겪었을 때는 당장 입을 옷이 없는데 세탁을 못 하니 허둥대다 차에 싣고 친정집으로 가져가 세탁했다"며 "급한 불을 끈 뒤부터는 코인 세탁소가 눈에 들어와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코인 세탁소까지 거리가 있어 이용하기 쉽지 않은 탓에 혹한기가 아니면 쓸 일이 적다"면서도 "그래도 노후 아파트라면 가까운 거리에 꼭 필요한 인프라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코인 세탁소에만 의존할 수는 없으니 노후 아파트 주민들은 다양한 대안을 모색합니다. 한겨울 세탁실 수도관에는 휴대용 열선을 감아 따듯하게 만들어주고, 세탁기 배수관에는 연장 호스를 달아 겨울에도 얼지 않는 화장실 배수관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이 역시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않습니다. 수도관에 열선을 감으면 화재 우려가 있습니다. 전류저항으로 인해 구매한 열선을 오래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배수관 연장의 경우에도 길이가 3m를 넘거나 중간에 문턱을 거쳐야 한다면 배수가 잘되지 않습니다.
아파트 관리업계 관계자는 "노후 아파트의 경우 구조상의 한계로 겨울철 동파 우려가 있다"며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는 중·고층의 경우 동파 위험성을 간과하곤 하는데, 물이 넘치면 저층은 역류한 오수가 그대로 얼어붙는 참사가 발생한다.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이웃 간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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