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과 나눈 편지 전시장 가면… 헤드폰선 1859년作 무곡 흐르고

빈=사지원 기자 2025. 1. 3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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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 같은 여성에게서 나오는 말은 기억으로 남는다."

오스트리아 음악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자신의 첫사랑인 러시아 출신 올가 스미르니츠카야(1837∼1920)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슈트라우스는 첫사랑과 맺어지지 못한 충격으로 병에 걸리기도 했다.

18일 방문한 오스트리아 빈의 '요한 슈트라우스 뮤지엄(Johann Strauss Museum)' 전시장은 두 사람의 사랑과 고통이 깊이 배인 편지들을 커다란 모형으로 꾸며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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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결합 ‘몰입형 전시’ 각광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그의 첫사랑 올가 스미르니츠카야가 주고 받은 편지들을 재현한 설치 미술 작품이 오스트리아 빈 ‘요한 슈트라우스 뮤지엄’에 전시돼 있다. 배경엔 두 사람의 사랑이 평탄치 않았음을 상징하는 폭풍우 치는 바다 영상이 흐른다. 빈=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올가 같은 여성에게서 나오는 말은 기억으로 남는다.”

오스트리아 음악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자신의 첫사랑인 러시아 출신 올가 스미르니츠카야(1837∼1920)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연인의 말은 단 한마디라도 오래 곱씹게 된다는 애틋한 마음이 담겼다.

두 사람은 올가 어머니의 반대로 결혼에 이르진 못했다. 슈트라우스는 첫사랑과 맺어지지 못한 충격으로 병에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둘은 생전에 수백 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 받을 정도로 애틋한 사랑을 나눈 것으로 유명하다.

18일 방문한 오스트리아 빈의 ‘요한 슈트라우스 뮤지엄(Johann Strauss Museum)’ 전시장은 두 사람의 사랑과 고통이 깊이 배인 편지들을 커다란 모형으로 꾸며 놓았다. 편지 모형 뒤로는 험난한 사랑을 상징하기라도 하듯 세찬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가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동시에 귀에 꽂은 헤드폰에선 슈트라우스가 1859년 선보인 무곡 ‘코볼트’(요정의 장난)가 흘러나와 마음을 저미게 했다.

지난해 12월 7일부터 개최된 이 전시는 올해 슈트라우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슈트라우스의 삶을 더 친밀하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몰입형 전시’다. 박물관 자체도 탄생 200주년을 앞두고 2021년에 착공해 지난해 전시 개막과 함께 문을 열었다.

박물관에 따르면 빈에서 슈트라우스를 주제로 몰입형 전시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헤더 창 박물관 마케팅 담당자는 “이전 전시가 유물을 보여주거나 역사적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전시와 상호 교감하며 슈트라우스의 생애 전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들은 총면적 800㎡에 이르는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슈트라우스가 활동한 19세기 빈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테마별 맞춤 해설과 슈트라우스의 음악이 잘 어우러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다.

디지털 작곡 기계를 활용해 직접 왈츠를 작곡해 보는 등 슈트라우스 음악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창 담당자는 “오직 슈트라우스를 위한 박물관인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빈=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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