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공사비 폭탄’… 계획 바꾼 5곳중 3곳, 사업비 27% 올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1년 11월 사전청약을 받았던 1330채 규모 신혼희망타운인 경기 과천 주암지구 C1블록.
과천주암지구 C1·C2연합회 대표인 김철수 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사업 지연으로 늘어난 사업비를 부담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공사비 인상으로 발생한 비용 증가는 사전청약 당첨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본청약 분양가 상승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어서 속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비용 급증
일부 단지는 사업비 2배로 뛰기도
“입주자 부담 늘어나” 불만 커져
2021년 11월 사전청약을 받았던 1330채 규모 신혼희망타운인 경기 과천 주암지구 C1블록. 지난해 12월 사업계획이 변경되면서 8채를 추가로 짓기로 했는데 총사업비는 5291억6998만 원에서 6589억1762만 원으로 약 1297억 원(24.5%)이 늘어났다. 하수처리장 등 기반시설 조성 공사 등이 밀리며 사업 기간도 1년 2개월 밀렸다.
과천주암지구 C1·C2연합회 대표인 김철수 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사업 지연으로 늘어난 사업비를 부담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공사비 인상으로 발생한 비용 증가는 사전청약 당첨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본청약 분양가 상승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어서 속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사업계획이 변경된 공공주택 단지 5곳 중 3곳은 사업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인상 여파가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으로 확산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가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사전청약을 진행한 단지에선 본청약 때 분양가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사업비가 2배 넘게 오른 곳도 있었다. 대구국가산단 A7-1블록은 대구 달성군 구지면 일대에 500채 규모 행복주택 2개 동을 짓는 사업이었다. 당초 사업비는 350억7634만 원으로 책정됐으나 지난해 12월 771억5658만 원으로 420억8024만 원(120.0%)이 올랐다. 2개 동에서 3개 동으로 사업이 바뀌고 공사해야 하는 연면적이 28.4% 늘어난 것을 고려해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가장 큰 이유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오른 공사비가 거론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26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29.0% 늘었다.
문제는 증가한 사업비 부담이 입주자에게 그대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사업비를 1754억 원에서 2334억 원으로 33.1% 올렸던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A3블록. 5개월 뒤 본청약을 받았는데 전용 55㎡ 분양가는 평균 3억9722만 원으로 3년 전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 대비 17% 올랐다.
LH는 공사비가 크게 올라 일부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LH 측은 “최초 사업 승인 이후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시간차가 발생한다”며 “사업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나 임대료가 오르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고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업비 증가분을 누가 부담할지를 두고 입주예정자와 LH 간 사회적 갈등이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실장은 “공사비 증가뿐만 아니라 주 52시간제 도입, 안전 기준 강화 등으로 건설 환경이 바뀌면서 사업비도 함께 늘고 있다”며 “사업자인 LH가 모든 부담을 질 수 없는 만큼 입주예정자와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美당국 “여객기-軍헬기 추락사고 생존자 없는듯”
- [사설]전 세계 흔든 中 ‘딥시크 쇼크’… 韓엔 더욱 버거워진 AI 경쟁
- [사설]제주항공 참사 한 달 만에 에어부산 화재… 비행기 타기 무섭다
- 설연휴 양자대결 민심은…이재명 오차밖 우세, 오세훈-홍준표와 동률도
- 與 “문형배 헌재소장 대행, 과거 편향된 글 다수” vs 野 “생트집 잡기”
- “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히어로콘텐츠/누락④-상]
- [사설]연금개혁, 여야 합의한 ‘보험료율 13% 인상’부터 처리하라
- 尹, 계엄 직전 국무위원들에 “와이프도 몰라, 화낼 것 같다”
- 尹, 조만간 보석 청구 방침…기소뒤 “계엄이 어떻게 내란이냐”
- 金여사, 3년전 영상서 “극우들은 미쳤다…극우·극좌 없어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