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發 딥시크 쇼크, 한국 경제 닥쳐온 ‘공포의 순간’

연구 인력이 139명뿐인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생성형 AI(인공지능) 모델이 글로벌 산업계를 충격과 공포에 빠트렸다. 미국의 제재로 사용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반도체 대신 저가형을 사용하면서 미국의 20분의 1 비용으로 오픈AI의 챗GPT 못지않은 성능의 모델을 개발해냈기 때문이다. 온갖 질문에 깔끔한 답변을 내놓는 딥시크의 사용자 후기가 속속 올라오면서 전 세계 산업계와 증시는 대혼란에 빠졌다. 생성형 AI 개발에 고사양 AI반도체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일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새 17%나 폭락했다.
이후 딥시크가 개발비를 축소 발표했다, 고성능 AI 반도체를 몰래 사용했다, 챗GPT 데이터를 도용했다는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엔지니어들이 미국 빅테크의 기술자보다 더 뛰어난 알고리즘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저비용·고효율의 혁신적 AI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선 딥시크의 등장을 ‘AI판 스푸트니크 모먼트’에 비유하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냉전 시절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먼저 성공시켜 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것에 버금가는 대사건이란 뜻이다.
딥시크의 성공은 미국이 동맹국 팔까지 비틀어 가며 AI 반도체와 제조 장비 수출을 통제해도 중국의 기술 굴기를 막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딥시크가 AI 모델을 누구나 수정·배포할 수 있는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한 것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 딥시크 AI 모델을 개발한 인력은 해외 유학 없이 중국 안에서 훈련받은 국내파 엔지니어들이라고 한다. 중국이 배출하는 AI 전문 인력은 전 세계의 47%를 차지해 미국(18%)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은 양과 질 모두 세계 최고급인 인재 풀을 활용해 미국의 AI 주도권을 넘볼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한국에도 큰 충격이다. 미국이 미래 첨단 분야에서 중국을 막아 한국의 방파제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가 오산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구세대 노광 장비(DUV)로 7나노 반도체 생산에 성공하는 등 미국이 설정한 공급망 차단벽을 자체 기술력으로 돌파해가고 있다. 디스플레이·조선·석유화학·철강 등에 이어 반도체 우위마저 중국에 빼앗길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
기술 격차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 우수 인재가 의대로만 몰리는 나라가 매년 150만명 이상 공학 전공 엔지니어를 배출하는 중국과의 경쟁을 이길 수는 없다. ‘딥시크 쇼크’는 과학 기술을 등한시하고 혁신 경쟁력을 잃어가는 한국 사회에 대한 준엄한 경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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