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오래된 풍경빌라 오손도손 일상 外
# 오래된 풍경빌라 오손도손 일상
- 풍경빌라/김보배 그림책/주니어김영사/1만5000원

오래전 주인집 할머니 할아버지가 벽돌을 차곡차곡 쌓고 녹색 타일과 분홍색 기와로 예쁘게 꾸며서 지은 풍경빌라에는 101호부터 302호까지 여섯 집이 있다. 아침에 집을 나섰다가, 저녁에는 함께 저녁을 먹고 기타를 연주하며 여유를 즐기는 고등학생 남동생과 직장인 누나. 새벽에 나갔다가 늦은 밤 돌아와 축구 경기를 보며 지친 하루를 달래는 택배기사. 학교에 간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 이웃을 위해 떡을 찌는 주인집 할머니. 이삿짐을 정리하며 새로운 공간에 적응해 나가는 아가씨. 풍경빌라에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산다.
# 韓 최초 사설 의료기관 ‘존애원’
- 존애원(1, 2)/하용준 장편소설/은행나무/각권 1만8000원

경북 상주시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 사설 무료 의료기관 ‘존애원’의 의료 역사 현장을 담은 장편소설. 존애원은 임진왜란 직후 경상도관찰사를 그만두고 귀향한 정경세가 주도적으로 추진해 설립됐다. 정경세 이준 김각 강응철 김광두 송량 등은 전쟁으로 피폐한 고을의 민심과 향풍을 쇄신하고자 무료 의국을 설립하고, 송나라 사상가 정호의 글에서 ‘존심애물(存心愛物: 타인을 사랑하는 데에 마음을 기울인다)’을 따와 존애원으로 명명했다. 건물로만 존재했던 존애원의 구료제민 활동상이 역사 스토리로 복원된 의미가 크다.
# 최재천 교수 올해 첫 키워드 양심
- 양심/최재천과 팀최마존 지음/더클래스/1만8000원

인간과 생태를 오랜 세월 탐구해 온 최재천 교수가 건네는 2025년 첫 번째 키워드는 ‘양심’이다. 팀최마존은 ‘최재천의 아마존’ 유튜브 채널을 기획 제작하는 팀이고, 최재천은 이 채널을 통해 자연과 인간 생태계에 대한 폭넓은 주제로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이 책은 방송된 300여 편 중 ‘양심’이라는 키워드와 연관된 7편을 선별해,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무삭제 버전의 내용을 글로 새롭게 풀어냈다. ‘호주제 폐지’ ‘복제 반려견의 윤리적 논쟁’ 등 논쟁적이지만 반드시 이야기해야 할 주제를 다룬다.
# 동시집으로 만나는 신라시대
- 신라의 마술 피리/정갑숙 동시집/그리횬 그림/청개구리/1만4000원

1998년 아동문예 신인상과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부산아동문학상 최계락문학상 등을 수상한 정갑숙 시인의 여덟 번째 동시집. 그동안 묶어낸 동시집을 살펴보면 신라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담긴 작품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중 ‘금관의 수수께끼’는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재 동시집’이다.
이번 동시집에도 신라 역사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 담겼다. 정갑숙 시인은 ‘삼국유사’의 현장에서 역사의 주인공을 떠올리며 역사적 상상력과 시적 상상력을 펼친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워 주는 동시집.
# 35년 차 사서가 詩로 전한 일상
-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남아 있어/한숙희 시집/도서출판 오감도/1만원

국립중앙도서관 국제교류홍보팀에서 근무 중인 35년 차 사서 한숙희 시인의 시집. 시인은 2021년 공직문학상을 받고, 계간지 ‘시인정신’을 통해 등단했다. 시 ‘책장을 넘기며’의 첫 구절이다. “누군가 글을 쓰고/ 누군가 청구기호를 붙인다//000 총류/ 100 철학/ 200 종교(…) 000과 100 사이, 100과 200 사이… 800과 900 사이//공허를 지나 기울어진 숫자들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줄기/ 고요를 비우고 침묵을 채운다” 사서이자 시인의 시선으로 본 일상이다. 그는 “도서관이 책을 보관하듯이, 시는 일상을 간직한다”고 말한다.
# 무료 법률 상담소서 배운 인생
- 사랑 없이 우리가 법을 말할 수 있을까/천수이 지음/부키/1만8000원

차가운 법의 빈틈을 사람의 온기로 채우려 애쓰는 천수이 변호사가 만난 사람과 세상 이야기.
달동네 판자촌에서 나고 자란 그는 사회운동에 헌신한 부모님과 달리 돈 잘 버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또한 어려운 사람들 곁에 머무르고 있다. 구청 복도 화장실 앞 한 평짜리 무료 법률 상담소이다. 공짜 변호사를 찾아오는 의뢰인들은 노숙자, 일용직 건설 노동자, 유언장을 쓰려면 한글부터 배워야 하는 할머니 등 법의 보호가 가장 필요하면서도 그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의뢰인에게서 오히려 인생의 답을 배웠다.
# 인종주의 맞서 싸운 인류학자들
- 문화의 수수께끼를 풀다/찰스 킹 지음/문희경 옮김/교양인/2만8000원

문화인류학 창시자인 프란츠 보아스와 네 명의 여성 제자 마거릿 미드, 루스 베네딕트, 엘라 캐러 델로리아, 조라 닐 허스턴의 삶과 사상을 엮은 책. 20세기 미국에서 ‘문화인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프란츠 보아스와 제자들은 피부색 성별 능력 관습에 상관없이 인류는 모두 인간이라는 단일한 종에 속하며 문화 간에는 우열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런 주장 때문에 직장에서 쫓겨나고, FBI의 감시를 받으면서도 인종주의와 성차별의 통념을 해체한 인류학자들의 지적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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