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해지는 트럼프 관세 위협…韓 대미투자 압박 최고조 이를 듯
韓 가전 언급하며 "생산 가져오겠다"…삼성·SK·LG·현대차 지원금도 재검토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를 앞세운 보호무역주의 정책 윤곽이 점점 선명해지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대미 투자 압력이 역대 그 어느 시기보다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년 연속 대미투자 1위 국가가 유력하지만, 자국 산업 보호와 제조업 부활을 명분으로 삼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외 없는' 대미 투자 요구는 한층 더 노골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현지시간) 진행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의 상원 인사청문회에서는 '보조금'과 같은 당근책을 제시했던 이전 정부와 달리 '관세'라는 채찍을 앞세운 트럼프의 통상정책 기조가 다시 한번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날 러트닉 지명자는 중국에 부과할 관세가 가장 높아야 한다면서도 "동맹국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는 또 "동맹국들은 우리의 선량함을 이용해 왔다"라면서 한국의 가전, 일본의 철강 등 업종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러트닉 지명자는 "이제 그들과 협력해 그 생산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때"라며 "동맹국들이 미국 내 제조 생산을 늘리도록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트럼프 1기 때도 관세에 호되게 당한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통상법 201조에 근거한 세탁기, 태양광 셀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가 있다.
미국의 통상법 201조는 '수입 급증으로 자국의 산업에 피해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구제하기 위한 규제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태양광 셀 및 모듈, 세탁기를 표적으로 삼았다.
한국산 세탁기에는 적용 첫해(2018년) 수입 쿼터량을 120만 대로 제한하고, 쿼터를 넘어서는 수입품에 대해서는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서는 쿼터량을 연간 2.5GW로 제한하되 쿼터 외 수입물량에는 30%의 관세를 적용했다.
세탁기는 세이프가드 적용이 종료됐지만, 당시 고전하던 월풀과 같은 미국 세탁기 기업이 건재할 수 있었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현지 공장 가동을 서두르는 효과를 가져왔다.
태양광 셀과 모듈은 여전히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라 대미 수출에 제약이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수입제한도 대표적 사례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이를 근거로 2018년 3월 자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한국 정부가 발 빠르게 협상에 나서 비록 관세는 면제받았지만, 3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제를 적용받았고, 여전히 이에 발목이 묶여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이같은 수입제한 조치는 모두 미국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논리를 만들기 나름"이라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관세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결정된 보조금이나 대출 지원까지도 현재로서는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백악관 관리예산처(OMB)가 전날 모든 연방 보조금과 대출지원 집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트럼프의 정책과 부합하는지를 소명하라는 지시를 담은 메모를 각 연방 기관에 보냈기 때문이다.
이는 칩스앤사이언스법(반도체법)에 근거한 보조금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대출 지원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LG에너지솔루션(373220), 현대차(005380) 등 한국 기업과 관련 정부 부처 관계자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이날 청문회에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반도체법 따라 보조금을 지원받기로 미국 정부와 최종 계약을 했더라도 신행정부가 내용을 재검토하기 전에는 지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어떤 결정이 날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ryupd0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故 김새론, 알바 중 '오해했다' 사과 쪽지 받고 옥상 올라가 한참 오열"
- "응급실서 '낄낄' 웃은 초등생 살해 교사, 목적 달성 후 만족감" 전문가 분석
- "퇴폐 마사지숍 간 남편 '회사서 끌고 가, 근육통 풀렸다'…이혼 고민"
- '이 모자' 쓴 한국인, 베트남서 입국 거부·벌금 430만원…"무식해" 뭐길래
- "엄마가 등산하다 만난 아저씨, 자꾸 돈 빌려…사기꾼 같은데 결혼 생각"
- '임신' 김민희, 만삭 D라인으로 출국…홍상수 감독과 독일行
- 반쪽 된 방시혁, 몰라보게 살 빠졌네…'한경협' 총회 블랙 슈트룩 포착
- 카페 미혼모 알바생과 외도, 딩크족 남편 "나도 아빠 되고팠나 봐" 황당
- 뉴스1
- 유부남 손님 "비키니 입고 장사해라"…자영업자 "룸살롱을 가라"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