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끝, 이제 법원의 시간…'내란 혐의' 尹 형사재판 본격화
검찰, 직접 조사 못했지만…"혐의 입증할 증거 충분"
尹, 탄핵심판과 같은 논리 내세우며 혐의 부인할 듯
[파이낸셜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재판 절차가 설 연휴 이후 재판부 배당과 함께 본격화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마찬가지로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무죄를 주장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검찰이 기소한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을 이르면 31일 재판부에 배당할 예정이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12·3 비상계엄 사태 주요 관련자들과 같은 재판부에 배당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의 사건은 모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해당 재판부가 사실상 내란 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 사건이 해당 재판부에 배당된다 하더라도 다른 사건과 병합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초유의 현직 대통령 재판이라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이 큰 데다, 윤 대통령이 구속 상태에 있어 신속한 재판이 필요한 만큼 재판부가 병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 등과 공모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했다는 혐의도 있다.
검찰이 작성한 윤 대통령 공소장은 100쪽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지는 못했지만, 관련자에 대해 충분한 수사를 한 만큼 혐의를 상세히 적시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은 윤 대통령 구속기소에 대해 "김 전 장관 등 주요임무종사자 등에 대한 면밀한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와 조 청장 등 경찰에서 송치한 수사기록 등을 종합할 때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 김 전 장관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의 지시 내용이 자세히 기재돼 '윤 대통령 공소장'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하거나, 계엄해제 요구안 가결 후에도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변론과 마찬가지로 형사재판에서도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 권한이기 때문에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비상계엄 선포에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으며, 정당한 계엄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은 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 시도와 국무위원 연쇄 탄핵, 특검법 강행 등으로 국정이 마비돼 사실상 국가비상사태였기 때문에 계엄 선포 요건도 충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탄핵심판 변론에서는 김 전 장관이 '비상입법기구' 쪽지와 포고령을 본인이 썼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책임을 떠안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입법기구 쪽지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전달한 사실이 없고, 김 전 장관이 작성한 포고령은 법규에 위배되지만 집행 가능성이 없어 그대로 뒀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윤 대통령 그간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법적 절차에 불복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보석 청구 등을 통한 석방에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보석은 법원이 정한 보증금 납부, 담보 제공, 사건 관련인 접촉 제한 및 재판 출석 등 일정한 조건을 걸어 구속된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다. 앞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청장은 혈액암 등 건강상 이유로 신청한 보석이 인용돼 석방됐다.
질병 등 중대한 사유를 이유로 수감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며 구속집행정지를 청구할 수도 있다. 과거 '다스 비자금 횡령 사건'으로 구속 상태를 재판을 받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보석과 구속집행정지 등을 통해 일정 기간 석방된 바 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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