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우승 DNA' 김진수, “FC서울 우승? 승리가 습관이 돼야 한다”
[포포투=정지훈]
전북 현대에서 우승만 총 5회. 풍부한 경험과 함께 ‘우승 DNA’를 가진 국가대표 풀백 김진수가 FC서울의 유니폼을 입었다. ‘라이벌’ 전북에서 이적했기에 서울 팬들의 100% 환영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2016년 이후 우승이 없는 FC서울에 꼭 필요한 영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김진수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서울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참 인생은 알 수 없네요.” 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김진수가 처음으로 꺼낸 말이다. 전북에서 오랜 기간 뛰며 ‘녹색’ 유니폼이 익숙한 김진수가 서울의 붉은 훈련복을 입고 모습을 드러내자 어색함이 한 가득이었다. 그러나 훈련장에서는 달랐다. 베테랑 선수답게 어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장난을 치기도 했고, 때로는 진지하게 조언을 건네며 서울에서 오래 뛴 선수 같아 보였다.
와 만난 김진수는 “처음 서울로 이적하면서는 친분이 있는 선수가 4명밖에 없었다. 와서 보니까 어린 선수들과 나이차는 있지만, 제 성격이 워낙 다가가는 편이어서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훈련 중에 장난을 치기도 하고, 좋은 말을 해주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니까 먼저 저한테 물어보는 후배들도 생겼고, 이야기를 하면서 적응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옆에서 인터뷰를 지켜보던 서울의 관계자도 “김진수 선수가 몇 년 이상 서울에서 뛴 선수처럼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귀띔했고, 김기동 감독 역시 “진수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리더십이 서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왼발 킥 등 가지고 있는 것이 많고, 나는 진수가 여전히 K리그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우승 경험이 있기 때문에 좋은 영향력을 줄 것이라 믿는다”며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듣자 김진수는 “서울이라는 구단에서 보여준 비전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적 이유를 설명했고, 서울이 우승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승리 DNA'라고 했다. 그는 “승리가 습관이 되어야 한다. 전북에서 느꼈던 부분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연패가 없어야 한다. 패배하더라도 그 기간이 짧아야 한다. 우승을 했던 시간들을 보면 연패가 거의 없다. 그래야 자신감을 가지고 싸울 수 있고, 경기장에 나가기 전부터 오늘도 이길 수 있겠다는 마인드를 장착해야 한다. 훈련장에서부터 이기려고 노력해야 그런 승리 DNA가 생길 수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이야기했다.
[FC서울 부주장 김진수 인터뷰]
-전북이 아닌 팀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기분은?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됐다. 처음 서울로 이적하면서는 친분이 있는 선수가 4명밖에 없었다. 와서 보니까 어린 선수들과 나이차는 있지만, 제 성격이 워낙 다가가는 편이어서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훈련 중에 장난을 치기도 하고, 좋은 말을 해주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니까 먼저 저한테 물어보는 후배들도 생겼고, 이야기를 하면서 적응하고 있다. (FFT: 전북과 서울의 분위기는 어떻게 다른가?) 물론 전북에 있는 선수들도 착하고, 성실한 친구들이 많았다. 서울에 와서 어린 선수들을 봤는데, 성실하고 착한 선수들이 정말 많다. 그렇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속도가 진짜 빠른 것 같다. 지난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전북을 떠나 서울로 이적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는 김기동 감독님과 통화였다. 서울이라는 구단에서 보여준 비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사실 지난 시즌 전북에 있으면서 힘든 상황이 많았다. 전북의 성적이 좋지 않았고, 저 역시 부상으로 빠져있는 날이 많았다. 부상과 외적인 문제로 힘들었던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이적에 대해 생각할 시간 자체가 없었고, 빨리 전북이 위기를 탈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답답한 상황이었다. 아킬레스건을 다쳤는데, 통증을 참고 훈련을 하기도 했고, 경기 전날까지 운동을 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순간까지 왔다. 생각보다 부상 기간이 길어지면서 팀을 돕지 못하면서 답답했다.
-몸 상태는 어떤가?
지금도 100%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부상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올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워낙 훈련 자체가 힘들다 보니까 따로 훈련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체지방이 빠지면서 몸 상태는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 정말 훈련을 이렇게 한 것은 오랜 만이다. 김기동 감독님과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코치님으로 만났었는데, 막상 와서 해보니까 더 좋은 것 같다. 이승모가 포항에서 어렸을 때부터 감독님과 함께 했기 때문에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 정말 힘들긴 하지만, 이 체력 프로그램이 시즌을 치를수록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열심히 하고 있다.
-김기동 감독이 훈련 때 왼발 크로스에 대해 극찬했다. 후배들과 훈련을 하고 있는가?
그렇다.(웃음) 측면에서 뛰는 후배들과 크로스 훈련을 따로 하고 있다. 처음에는 왼쪽에 있는 선수들과 했는데, 나중에는 오른쪽에 있는 선수들도 함께 하고 있다. 조금씩 연습하다보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최대한 좋은 영향력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후배들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어렵긴 하다.(웃음) 저 어렸을 때는 선배들에게 말을 잘 걸지 못했던 것 같다.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기)성용이형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본인도 힘들다고 하더라.(웃음) 제가 처음 대표팀에 갔을 때는 (곽)태휘형, (차)두리형 등이 있었는데, 나이차가 꽤 나기 때문에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형들이 잘해주셨던 것 같은데, 저는 어려워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을 기억하면서 후배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고 있다. 그래도 전북에서 함께 온 (문)선민이나, 방을 같이 쓰고 있는 (정)승원이 등과 잘 지내고 있다.
-서울로 이적하자마자 부주장으로 임명됐다. 부담감은 없는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서울이라는 좋은 팀에 왔는데, 제가 전북에서 주장을 해봤기 때문에 그 자리가 얼마나 부담이 되고, 책임감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에서 그만큼 저한테 믿음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과 전북의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팬들의 반대 의견도 잘 이해하고 있다. 이제 저는 서울로 이적했기 때문에 전북에 대한 애정은 마음에 잘 간직하려고 한다. 이제는 서울 선수가 됐기 때문에 구단, 팬들, 동료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FFT: 이제 전북을 적으로 상대해야 한다) 생각을 한 번 해본 적이 있는데, 전북이라고 해서 더 열심히 하고, 전북이기 때문에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제가 오래 있었던 클럽이기 때문에 느낌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있다. 서울을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게, 전북 팬들에게 존중이고 예의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서 서울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장인 린가드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이다. 워낙 장난도 많이 치는 유쾌한 선수인데, 진지할 때는 또 진지하다. 저한테 의견을 많이 물어봐주고 있고, 저 역시도 많이 물어보고 있다. 밖에서 볼때와 크게 차이가 없다. 활발한 성격이고, 운동장에서 잘 하고 있다. 제가 한국 축구에 대해 경험이 많기 때문에 도움을 주려고 한다. 훈련을 할 때도 안 맞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제가 서울에 오래 있었던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이 팀의 색깔에 제가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물어보고 맞춰가고 있다.
-서울로 이적하고 나서 가족들의 반응은?
제가 결정을 하고나서 아내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아내도 처음에는 전주와 연고가 없었기 때문에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적응하면서 정도 많이 든 것 같다. 처음에 서울로 간다고 했을 때는 많이 울고, 잠도 잘 못 잤던 것 같다. 결국에는 제 선택을 존중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제가 바로 전지훈련을 왔기 때문에 아내가 이사 등 서울 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첫 째는 서울에 왜 가야하냐고 묻더라.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첫째는 어디를 가나 적응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웃음) 저 닮아서 활발한 편이다. 걱정이 되긴 하지만, 잘 적응할 것 같다.
-서울이 2016년 이후 우승이 없다. 우승 DNA를 가진 선수이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다.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있는가?
며칠 전에 훈련을 하면서 자체 게임을 했었는데, 저희 팀이 패배했다. 경기에서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경기를 하는 모습을 봤다. 훈련 후에 코치 선생님들에게 말씀을 드리고, 후배들에게 따로 이야기를 했었다. 물론 훈련이지만 경기에서 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승리가 습관이 되어야 한다. 전북에서 느꼈던 부분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연패가 없어야 한다. 패배하더라도 그 기간이 짧아야 한다. 우승을 했던 시간들을 보면 연패가 거의 없다. 그래야 자신감을 가지고 싸울 수 있고, 경기장에 나가기 전부터 오늘도 이길 수 있겠다는 마인드를 장착해야 한다. 훈련장에서부터 이기려고 노력해야 그런 승리 DNA가 생길 수 있다.
-김기동 감독이 부주장 김진수에게 따로 이야기한 부분도 있는가?
김기동 감독님도 동계훈련을 시작하면서 올해는 초반부터 좋은 결과를 내야 원하는 마무리를 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축구라는 것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한 목표를 가지고 서로 도와줘야 한다. 성용이형도 옆에 동료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 해준다면 팀이 발전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저 역시도 도움이 되고 싶다. 저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는 스타일이고,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맞춰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한테는 먼저 다가가 잘해주려고 한다. 제가 외국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아랍권에도 있었기 때문에 야잔과도 간단한 대화를 하고 있다.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할 예정이다.
-김기동 감독과 오랜 만에 재회했는데, 같이 해보니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가?
감독님과 며칠 전에 농담을 주고받았다. 제가 22살에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있을 때 감독님이 코치셨다. 그때는 훈련을 할 때 같이 볼을 차면서 했는데, 그때의 기억이 좋아서 ‘같이 하시죠’라고 이야기를 했다. 감독님이 ‘이제는 안 된다’고 웃으셨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느낀다. 김기동 감독님은 선수단을 관리하는 것에 있어서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한국 선수들, 외국인 선수들을 다루는 기술이 있다고 생각한다. 카리스마와 리더십이 있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아시는 분이다. 훈련장에 오면 선수들 표정을 하나하나 보시는 것 같다. 관심을 주시는 것 같고, 진심으로 다가오는 감독님이다. 사람을 대할 때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보면 그런 면이 느껴진다. 팀을 위해, 저를 위해 이야기해주신다는 것을 느낀다. 김기동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울게 정말 많은 사람이다.
-대표팀 이야기도 잠깐 해보면, 1992년생 친구인 손흥민, 이재성 등과 함께 다시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는 인터뷰를 했었다
2014년과 2018년에는 부상으로 월드컵에 가지 못했고, 2022년에는 갔다왔다. 가장 먼저 생각났던 선수가 (박)주호형이었다. 주호형이 ‘월드컵은 갈 수만 있다면 가야 한다. 큰 도움이 된다’라고 저한테 이야기를 해줬다. 그 말을 카타르 월드컵에 갔다 와서 더 느꼈다. 다음 월드컵에 누가 갈지는 모른다. 하지만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다 월드컵 무대에 뛰고 싶을 것이다.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훈련을 잘 하고, 경기장에서 잘 한다면 저도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FFT: 국가대표에 대한 마음 때문에 서울로 온 이유이기도 하는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중요한 것들이 정말 많다. 돈이 중요한 선수도 있고, 다른 것이 중요한 선수도 있다. 제가 만약 돈만 쫓았다면 사우디에 남았을 것이다. 저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선수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 욕심만 가지고 저만 잘하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결국에는 팀이 좋아야, 개인도 보인다. 김진수라는 선수가 서울에 와서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고, 좋은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쁠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저도 경기력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로 이적했을 때 서울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처음에 서울에 와서 인터뷰를 했을 때도 팬들과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제가 어떤 커리어를 쌓아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속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제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팬들의 반응도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 제가 이전에 보여줬던 모습들로 판단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기대를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모두를 충족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생각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FFT: 최준 선수와 충돌 때문에 비판도 있었다. 잘 풀었다고 들었는데?) 제가 작년에 준이에게 한 행동 때문에 사과를 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당연히 바로 사과를 했다. 준이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전화번호를 받아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일부러 선수를 다치게 하는 선수는 없다. 일부러 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다. 결과적으로 준이가 다쳤기 때문에 사과를 했고, 한우도 보내줬다. 먹고 빨리 나으라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저는 제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바로 사과하는 선수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 승부욕이 조금 과했던 것 같다.
-상암에서 뛴다는 의미는?
대표팀에서 경기를 하는 느낌일 것 같다. 5만 명 이상의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해봤기 때문에 부담감 보다는 설레는 마음이다. 제가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첫 홈경기를 뛴다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팬들이 많이 와주셔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큰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저도 처음에는 긴장도 되고, 부담도 됐지만 나중에는 엄청난 경험이 됐다. 매 경기 마다 많이 와주신다면 최선을 다해서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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