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尹 탄핵 찬성하니?"…30대 직장인 한숨 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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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38)는 지난 28일 설 연휴를 맞아 친척들과 오랜만에 모였다가 불편한 상황을 겪었다.
설 명절 동안 전국 곳곳에서 가족 및 친척 간 모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적 이견으로 인해 불화가 생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이모 씨(44)는 "정치 얘기는 아무리 가족이더라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며 "정치 얘기만 삼가도 명절이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즐겁게 지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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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설 행동 강령'까지 공유되기도
낮은 정치적 포용성과 이념 양극화가 원인

경기 파주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38)는 지난 28일 설 연휴를 맞아 친척들과 오랜만에 모였다가 불편한 상황을 겪었다. 거실에 모여 다함께 뉴스를 시청하던 중 때 아닌 정치 주제가 화두에 올랐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및 구속 수사 등을 두고 친척간 의견 차이가 말다툼으로 이어졌다.
최 씨는 "삼촌께서 자꾸 태극기 부대의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갈 것을 권했다"며 "단호하게 싫다고 했더니 삼촌께서 '설마 너도 탄핵에 찬성하는 거냐'며 성을 내 골치가 아팠다"고 말했다.
설 명절 동안 전국 곳곳에서 가족 및 친척 간 모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적 이견으로 인해 불화가 생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비상계엄 선포, 대통령 체포와 구속, 서부지방법원 난입 사태 등 정치적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가족 간 이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 윤모 씨(23)도 오랜만에 본가를 찾았다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윤 씨는 “또래 사촌이 유튜브에서 떠도는 부정선거 의혹을 식사 중 계속 언급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싸해졌다"며 "가족 모두 서로 눈치를 보며 식사 시간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고 전했다.
이처럼 불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아예 정치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이모 씨(44)는 "정치 얘기는 아무리 가족이더라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며 "정치 얘기만 삼가도 명절이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즐겁게 지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설날 전후 온라인에서는 '정치 뉴스 틀지 않기', '신문은 안 보이는 곳으로 치우기' 등 정치적 논쟁을 피하기 위한 '설 행동 강령'이 공유되기도 했다.
한국 사회의 낮은 정치적 포용성과 이번 탄핵 정국이 이념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행정연구원이 OECD 36개 회원국의 2000~2019년 평균 정치적 포용성지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0.73'으로 32위에 그쳤다. 독일 베를린 사회과학연구센터의 매니페스토 프로젝트에 따르면 한국의 이념양극화지수는 2012년 0.36에서 2020년 1.26으로 3.5배 이상 증가했다.
가족 간 의견 차이가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대학원생 김모씨(27)는 "할아버지가 '탄핵 찬성 집회에 나가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셔서 '네'라고 답했더니 갑자기 제 머리를 세게 쳤다"며 "이런 일로 할아버지한테 얻어맞는 일이 있을 거라곤 생각조차 못 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설 연휴는 떨어져 지내던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며 가정폭력 관련 경찰 신고가 급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2월 9~12일) 동안 하루 평균 846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하루 평균 신고 건수(648건)보다 30% 이상 많은 수치다.
경찰 관계자는 "순간적인 화를 주체하지 못해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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