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만에 80만명 인산인해...국내에 있는 ‘세계 4대 겨울축제’ [르포]
20년간의 노하우 담은
5년 연속 韓 대표축제
매해 100만 이상 방문
외국인도 10만명 안팎
지난 11일 개막해 9일 만에 누적 방문객 80만 명을 돌파한 ‘화천 산천어 축제’가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화천 산천어 축제는 국내에서 개최하는 겨울철 축제 중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글로벌 축제다.
일본 삿포로 눈꽃축제, 중국 하얼빈 빙등제, 캐나다 윈터카니발과 함께 세계 4대 겨울축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1월에는 뉴욕타임스(Newyork Times)가 ‘아시아에서 꼭 방문해야 할 축제’로 선정하며 세계 축제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지역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혹한의 날씨와 각종 규제로 인해 방치되었던 땅이 오히려 ‘청정자연’이라는 관광 상품이 될 수 있겠다는 묘안이 떠올랐다.
2003년, 제1회 화천 산천어 축제가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첫 시작을 알렸다. 축제는 어린 시절, 꽁꽁 언 호숫가에서 낚시를 즐기던 부모 세대의 향수를 자극했다. 두꺼운 얼음 위에 구멍을 뚫고 물고기를 낚는 생소한 체험은 아이들에게도 즐겁기는 마찬가지였다.
화천 산천어 축제가 2018년부터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되며, 외진 시골 마을에 불과했던 화천은 겨울 축제의 본고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화천천의 물을 담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방수 재질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돋보인다. 산천어의 과격한 움직임에 가방이 엎어질 것을 방지해 가방 상단부에 슬라이드 지퍼를 달아 놓은 것도 세심하다.
잡아간 산천어와 3000원을 건네면, 미리 구워둔 산천어를 돌려준다. 잡은 물고기를 바로 숯불에 구워 먹는 느낌을 살리되, 시간을 쪼개 축제 이곳저곳을 즐겨야 하는 방문객의 입장을 고려한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축제장 통로 한편에 자리한 무슬림 기도실을 통해 각국의 문화를 배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에 답하기라도 하듯, 매년 10만 명 안팎의 외국인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얼음 썰매장 옆으로는 100m가 넘는 슬로프를 따라 튜브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눈썰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바닥이 눈 대신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화천군에서 제작한 얼음판 전용 튜브 썰매를 이용해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다.
남다른 속도를 즐길 준비가 됐다면, 회오리 모양의 미끄럼틀을 타고 질주하는 ‘아이스 봅슬레이’와 축제장 상공을 누비며 전경을 즐길 수 있는 ‘하늘 가르기’가 제격이다.
반팔과 반바지로 갈아입고 나온 참가자 무리에게 구경꾼들이 열띤 응원을 보낸다. 얼음 같은 물에서 잡은 산천어는 옷 속에 보관해야 한다. 듣기만 해도 이가 시려오지만, 지원자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가슴만은 후끈해진다.
화천(강원)=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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