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시계 2년 만에 1초 당겨져…인류 파멸 89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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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파멸을 경고하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 분침이 '자정 89초 전'으로 2년만에 1초 당겨졌다.
앞서 핵과학자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핵확산 위험 증가를 주된 이유로 들어 2023년 운명의 날 시계 분침을 '자정 100초 전'에서 '자정 90초 전'으로 앞당긴 바 있다.
핵과학자회보 1947년 6월호 표지에 등장한 첫 운명의 날 시계를 디자인한 마르틸 랑스도르프는 첫 분침을 '자정 7분 전'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보기에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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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기후·생물학 요인에 인공지능이 위험 증폭
인류의 파멸을 경고하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 분침이 ‘자정 89초 전'으로 2년만에 1초 당겨졌다.
이는 1947년 운명의 날 시계가 처음으로 설정된 이후 자정에 가장 가까운 시간이다. 자정은 과학자들이 경고하는 인류 파멸의 시점을 상징한다.
미국 핵과학자회(BSA)는 28일(현지시각) “분명한 위험 징후에도 각국의 지도자와 사회가 방향을 바꾸는 데 필요한 조처를 취하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운명의 날’ 시계를 자정 90초 전에서 89초 전으로 앞당겼다”고 발표했다. 앞서 핵과학자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핵확산 위험 증가를 주된 이유로 들어 2023년 운명의 날 시계 분침을 ‘자정 100초 전’에서 ‘자정 90초 전’으로 앞당긴 바 있다.
핵과학자회는 위험의 징후로 핵무기, 기후 변화, 생물학을 포함한 다양한 신기술의 오용을 언급했다.
핵 위험과 관련해서는 3년째를 맞은 우크라이나전쟁을 사례로 들었다. 과학자들은 이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적 갈등이 성급한 결정이나 잘못된 계산을 불러 언제든지 핵전쟁으로 변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중동 분쟁의 확전 가능성, 핵무기 보유국이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점, 핵무기 통제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는 점, 핵무기가 없는 국가가 자체 핵무기 개발을 고려하는 점 등을 핵위협 사례로 들었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선 해수면 상승과 지구 표면 온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함한 여러 지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꼽았다. 과학자들은 “대부분의 정부가 지구 온난화를 멈추는 데 필요한 자금 조달이나 정책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어 장기 전망이 여전히 좋지 않다”며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의 증가는 인상적이지만 기후를 안정시키는 데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생물학과 관련해선 신종 질병의 지속적인 출현,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에 의한 팬데믹 가능성, 생물학 실험실 감독 미흡으로 인한 병원균 탈출 가능성, 인공지능을 이용한 생물학 무기 등장 가능성을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특히 세계적 위험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인공지능을 거론했다. 군사 목표에 인공지능이 통합돼 인공지능이 군사적 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 점, 인공지능에 의해 가짜정보와 음모론이 확산하는 점 등을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세 나라 책임 강조
과학자들은 “세상은 이미 절벽에 위험스러울 정도로 가깝게 다가왔기 때문에 단 1초의 이동도 극도의 위험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문명을 파괴할 힘을 갖고 있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세 나라는 세계를 위기에서 구출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운명의 날’ 시계는 최초의 핵무기 개발에 도움을 준 알버트 아인슈타인, 로버트 오펜하이머와 시카고대 과학자들이 1945년 설립한 핵과학자가 1947년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만들었다.
첫해 ‘자정 7분 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7분 전’에서 ‘100초 전’ 사이를 오가며 지구의 위험 상태를 알리는 경고 신호 역할을 해왔다. 자정에서 가장 멀었던 때는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 감축을 내용으로 한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을 체결한 1991년으로, 당시 분침은 자정 17분 전이었다.
분침이 조정된 횟수는 이번까지 26번이며 앞으로 18번, 뒤로 8번 움직였다. 핵과학자회는 2007년 기후 변화를 인류 멸망의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추가했다.
76년 전 ‘운명의 날 시계’가 자정 7분 전에서 시작한 것은 과학적 근거보다는 디자인상의 이유 때문이었다. 핵과학자회보 1947년 6월호 표지에 등장한 첫 운명의 날 시계를 디자인한 마르틸 랑스도르프는 첫 분침을 ‘자정 7분 전’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보기에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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