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인사 폭풍' 비껴갔다…북한의 '찐 실세' 조용원
당 부부장으로 식별 후 10년 가까이 '그림자 실세'로 자리 유지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지난 13년여간 북한 내 주요 엘리트들의 권력 서열은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권력 견제를 위한 피의 숙청기를 지나 '김정은 노동당'으로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뒤에도 문책성 경질과 보직 순환으로 권력 이동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도 있다. 바로 김 총비서의 '그림자 실세'로 알려진 조용원 당 비서다.
북한은 지난달 23~27일 개최한 '연말 전원회의'에서 주요 간부들의 위치를 조정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북한의 경제를 총괄하는 내각총리가 4년 4개월 만에 김덕훈에서 박태성으로 교체됐고, 북러 밀월을 주도한 최선희 외무상은 정치국 위원에 오르며 위상이 높아졌다. 미사일 개발 주역 중 하나인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은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새로 합류했다.
시기적으로 보면 올해가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내놓은 '5개년 계획' 이행의 마지막 해로 국방, 경제 등 각 분야에서 마무리 지어야 할 과업이 많고, 대외적으로는 북러 관계 격상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외 상황 변화에 따른 인사 필요성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용원은 이번에도 물갈이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는 북한 권력의 핵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조직비서를 비롯해 노동당의 핵심 전문부서인 당 조직지도부장, 그리고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까지 당의 요직을 모두 꿰찬 채 수년째 어느 한자리에서도 내려오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찐 실세'는 조용원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용원은 다른 간부들과 달리 10년 가까이 단 한 번도 부침을 겪지 않았다. 처음 언론을 통해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식별됐을 때부터 김 총비서의 '최측근', '숨겨진 실세'로 여겨졌고,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노동당 3대 핵심기구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지위가 급부상한 뒤 지금까지 입지가 흔들렸던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위급 간부임에도 부침을 겪었던 다른 주요 간부들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이번 '연말 전원회의'에서 내각총리에서 내려온 김덕훈은 한때 조용원은 물론 명목상 2인자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보다 공식 석상 호명 순서가 앞당겨지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지난 2023년 8월 평남 안석 간석지 제방 붕괴로 김 총비서의 공개 질타를 받고도 1년 넘게 자리를 지켰으나 이번 인사에서 내각총리와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내려왔다. 당 경제부장과 당 비서로 이동하면서 경질보다는 '순환' 차원의 인사로 분석되고 있지만 그 역시 인사를 피하지는 못했다.
김정은 시대 핵미사일 개발 주역이자 군부 권력자로 꼽히는 리병철과 박정천은 해임과 복귀를 반복한 대표적 인사다. 리병철은 2021년 코로나19 방역 태만 문제로 해임됐다가 1년여 만에 복권됐다. 박정천 역시 군 서열 1위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하다가 지난 2023년 1월 돌연 해임됐다. 이후 7개월여 만에 군정지도부장으로 돌아와 다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르는 '길들이기식' 인사 변동을 겪었다.
이번 연말 전원회의에서 약진한 대미외교의 간판 최선희도 위태로웠던 적이 있다. 그는 지난 2018~2019년 북미 정상회담 계기로 급부상했지만 2021년 1월 당 중앙위원에서 중앙위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회담 결렬과 이후 북미 교착 국면에 대한 질책성 인사인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10년이 넘어가면서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지금도 이처럼 해임과 강등, 보직 변경 등 잦은 인사로 고위 간부들을 교체하고 있다. 이는 좁은 인력풀 때문에 발생한 '회전문 인사' 탓으로 보이는데 조용원은 이마저도 비켜난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용원의 권력이 김 총비서의 최측근으로서 나오는 것이지 독자적인 세력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 역시 김 총비서의 의중에 따라 언제든 다른 간부들처럼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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