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님께 안부를" 이재명, SNS서 문형배 가족 안부 재조명
여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친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문 대행의 아내 안부를 물었던 일이 재조명됐다. 문 대행의 X(옛 트위터)와 블로그에 이어 페이스북까지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28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2011년 9월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는 당시 진주지원장이었던 문 대행의 안부를 물으며 "남의 말을 빌리지 않고 자기 말을 할 때가 올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문 대행은 "저는 말보다 실천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2013년 6월엔 '이명박 대통령 비하' 논란으로 이정렬 판사가 법원을 떠난 것을 두고, 문 대행이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자, 이 대표가 "잘 계시냐"고 묻기도 했다.
이 대표가 문 대행 아내의 안부를 묻거나 문 대행이 이 대표에게 건강 유의하라는 글도 있다.
두 사람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정치적, 개인적 이슈에 대한 최소 7차례 공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행이 6·25 때 한국을 도우려 참전했던 유엔군을 모독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문 대행은 14년 전쯤 자신의 블로그에 남겼던 '유엔묘지에서 이삭의 집까지'란 글에 한 문장을 추가했다.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입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유엔군을 기리기 위하여 봉사활동을 한 것입니다"라는 문장이었다.
문 대행이 원글에 유엔군을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이라고 읽히도록 썼기 때문이었다. 문 대행은 2010년 9월 11일 부산지방법원에서 근무하던 당시 유엔기념공원과 이삭의 집을 다녀온 뒤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16개국 출신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무엇을 위하여 이 땅에 왔을까?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좋은 전쟁이란 낭만적 생각에 불과하다는, 인류의 보편적인 깨달음을 몰랐을까?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룬다면 완전한 통일이 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을까? 묘역을 돌면서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단어는 <평화>였다."
문장 순서와 문맥 구조상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로 읽힌다. 하지만 논란이 되자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고 해명한 것이다.
문 대행은 앞선 한 차례 논란으로 X(옛 트위터) 계정을 폐쇄한 바 있다.
문 대행과 이 대표는 사법시험 28회·사법연수원 18기로 동기다. 연수원 수료 후 문 대행은 부산·경남에서 지역법관(옛 향판)으로 판사의 길을 걸었고 이 대표는 곧바로 변호사로 개업해 활동했다.
여권에서는 문 대행이 이 대표와 친분이 있으며, 이 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이에 반박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지난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헌재 재판관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한다"며 "그 외 개인적인 사정은 헌재의 헌법 재판 심리에 결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년 전 경기도와 남양주시 사이에 있던 권한쟁의 사건을 언급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남양주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는데, 남양주시가 이를 두고 ‘자치권 침해’라 주장하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낸 사건이다.
당시 헌재는 재판관 5명이 남양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천 공보관은 “문 권한대행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였음에도 남양주시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 권한대행은 평소 정부·여당 비판을 많이 하고, 이 대표와 친분을 굉장히 과시했다"면서 "2020년 이 대표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상가에 방문했고, 헌재 관계자들에게 얘기할 정도로 이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헌재는 권 원내대표의 주장에 "문 대행은 이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한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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