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계엄·참사로 꽉 닫힌 지갑…지역화폐가 열었다

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2025. 1. 2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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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덕분에 시장에 활기가 도네요."

설 명정을 앞둔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가게 앞에 길게 줄서 있는 손님들을 보여 이같이 말했다.

도너츠 가게 사장 박모(48·여)씨는 "이전에는 전통시장은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가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이었는데, 올해는 유독 젊은 손님들이 많다"며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이런 혜택(인센티브)을 쉽게 접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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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못골시장, 명절 맞아 인파 몰려
수원페이 결제 손님 급증…인센티브 덕분
광명전통시장도 모처럼 북새통 이뤄
수원시, 20% 인센 지급에 한때 앱 마비
파주·광명은 모든 시민에 지역화폐 10만원 지급
상인들, 지속 가능한 대책 마련도 기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 이준석 기자


"지역화폐 덕분에 시장에 활기가 도네요."

설 명정을 앞둔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가게 앞에 길게 줄서 있는 손님들을 보여 이같이 말했다. 손님들은 대부분 고기를 사면서 수원시 대표 캐릭터 '수원이'가 그려진 수원페이 카드를 내밀었다.

김씨의 가게 뿐 아니라 못골시장 곳곳에 활기가 가득했다. 인도는 시장을 찾은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전 부치는 기름 냄새와 시민들의 발길을 잡는 상인들의 외침이 시장을 가득 채웠다.

상인들은 수원시에서 제공한 인센티브 덕분에 지역화폐 사용량이 부쩍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통시장에 모처럼 찾아온 특수에 지역화폐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수산물을 파는 이모(40)씨는 "비상계엄과 제주항공 참사 여파인지 지난주까지만 해도 손님이 절반 이상으로 뚝 줄었다"며 "그나마 명절 직전에 지역화폐를 쓰러온 손님들이 몰리면서 몸은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광명시 광면전통시장. 이준석 기자

같은날 오후 광명시 광명전통시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모처럼 북새통을 이뤘다.

수많은 상점들 중 단연 인기가 많은 곳은 먹거리를 파는 가게였다. 한 도너츠 가게에서는 따끈한 찹쌀 도너츠와 꽈배기가 나오는 족족 팔려나갔다. 도너츠를 튀기는 데 10분 이상 걸린다는 안내에도 손님들의 얼굴에는 짜증 보다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도너츠 가게 사장 박모(48·여)씨는 "이전에는 전통시장은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가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이었는데, 올해는 유독 젊은 손님들이 많다"며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이런 혜택(인센티브)을 쉽게 접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에 활기 불어넣은 '지역화폐 인센티브'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벌이고 있다. 무안(전남)=황진환 기자
경기 침체 장기화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 정국, 제주항공 참사 등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설 명절을 맞아 지자체가 내놓은 지역화폐 인센티브가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설날을 앞두고 시군과 함께 지역화폐 인센티브 할인율을 6%에서 10%로 상향했다.

이와는 별도로 수원시는 수원페이 인센티브를 20%로 확대했다. 최대 한도인 50만원을 충전하면 60만원 상당의 수원페이를 지급한다. 지난 1일 인센티브 지급 첫날 11만 5780명이 수원페이를 충전하면서 조기 마감됐다. 지난 24일 2차 지급에도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한때 경기도 지역화폐 플랫폼(앱)이 마비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지역화폐 확대 발행이 아닌 모든 시민에게 지역화폐로 직접 지원급을 나눠주는 지자체도 있다. 파주시와 광명시는 민생안정 특별대책의 일환으로 모든 시민에게 10만원의 민생 회복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다.

다만 상인들은 지역화폐 덕분에 역대급 경제 불황을 이겨내고 있지만, 전통시장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지역화폐 혜택을 확대한 지역 내 전통시장은 호황기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명절 특수를 노리고 있다"면서도 "당장은 만족하지만 명절을 맞아 나눠준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다 쓰면 또 다시 시장이 텅 비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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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lj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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