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 저녁엔 ‘행성 정렬’ 쇼를 보자

곽노필 기자 2025. 1. 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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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일몰 후 저녁 하늘에선 6개 태양계 행성이 반원을 그리며 일렬로 늘어서는 '행성 정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개 행성의 대정렬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1977년 미 항공우주국은 외행성 4개(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를 모두 탐사하는 '그랜드 투어' 계획에서 176년마다 한 번씩 일어나는 행성 정렬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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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일몰 후 6개 행성들이 나란히 정렬
2월 말엔 수성까지 가세한 ‘대정렬’
1월 중 일몰 후의 행성 정렬. 수성을 제외한 모든 행성이 황도면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다. starwalk

새해 들어 일몰 후 저녁 하늘에선 6개 태양계 행성이 반원을 그리며 일렬로 늘어서는 ‘행성 정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은 다음달까지 쭉 이어져, 달빛의 방해를 거의 받지 않는 이번 설 연휴가 최적의 관측 시기로 꼽힌다. 2월 말엔 지구를 제외한 행성 7개 모두가 나란히 정렬하는 ‘행성 대정렬’이 일어난다.

행성 정렬은 행성들이 황도면이라는 하나의 평면을 따라 태양을 공전하는 데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황도면이란 행성들의 공전 궤도면으로,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지나가는 자리를 말한다. 황도면이 생긴 것은 태양의 주변 물질이 밀집해 만들어진 거대한 원반 안에서 행성들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행성 정렬 쇼는 행성이 모두 태양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고, 지구에서 본 하늘의 같은 반쪽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

1월25일 기준 태양계 행성들의 공전 궤도상 위치. EarthSky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건 4개 행성…저녁 7∼8시 가장 좋아

지금은 6개 행성 정렬을 볼 수 있다. 해가 지고 1시간 지나서부터 약 3시간 동안 화성, 목성, 천왕성, 해왕성, 금성, 토성이 정렬한다. 6개 행성을 볼 수 있는 시간은 날이 갈수록 점점 짧아진다. 4개(화성, 목성, 금성, 토성)는 맨눈으로 볼 수 있으나, 해왕성과 천왕성을 보려면 망원경이나 고성능 쌍안경이 필요하다.

해가 진 뒤 동쪽 지평선 위에서 화성(겉보기 밝기 -1.3등급)을, 그 오른쪽 남쪽으로 더 높은 하늘에선 목성(-2.6등급)을, 남서쪽 지평선 위에선 금성(-4.7등급)과 토성(0.6등급)을 각각 볼 수 있다. 요즘 화성은 공전궤도상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 설 연휴 기간 중 관측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저녁 7∼8시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금성과 토성 옆에 초승달이 뜨는 좀 더 멋진 장면도 볼 수 있다.

2월말의 행성 정렬. 일몰 직후 수성까지 포함한 7개 행성을 모두 볼 수 있다.

2월28일엔 수성까지 가세한 7개 행성 정렬을 일몰 직후 볼 수 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화성, 목성, 천왕성, 금성, 해왕성, 수성, 토성 순으로 정렬한다. 7개 행성의 대정렬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3월이 되면 수성, 토성, 해왕성은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보이지 않는다.

행성 정렬을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오후 8시께다. 그러나 수성까지 포함한 대정렬은 수성이 지평선에 워낙 가까워 일몰 직후 잠깐 구경할 수 있다.

태양계 행성들의 공전 궤도면(황도면). 숫자는 지구를 기준(0도)으로 했을 때의 공전 궤도면 각도. starwalk

보이저호 등 우주 탐사에도 활용

행성 정렬은 우주 탐사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행성들의 공전궤도상 위치가 서로 가까워지면 우주선이 한 행성에서 다른 행성으로 이동할 때 필요한 연료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77년 미 항공우주국은 외행성 4개(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를 모두 탐사하는 ‘그랜드 투어’ 계획에서 176년마다 한 번씩 일어나는 행성 정렬을 이용했다. 나사는 이 기회를 활용해 우주선을 발사하면 각 행성의 중력의 힘을 이용해 4개 외행성을 한꺼번에 탐사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해 그 해에 보이저 1호와 2호를 발사했다.

2주 간격을 두고 발사된 보이저 1, 2호는 각각 2012년, 2018년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우주에 도달했다. 특히 보이저 2호는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4개의 거대 가스 행성을 모두 방문한 유일한 우주선이 됐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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