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7년' 못 넘겼네…괴롭힘 논란 끝 해체한 걸그룹[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에이프릴은 2015년 8월 김채원, 이나은, 양예나, 이진솔, 이현주, 전소민 6인조로 데뷔한 걸그룹으로,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콘셉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듬해 이현주와 전소민이 그룹에서 탈퇴한 후 윤채경, 레이첼이 합류해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나 아이돌 그룹에게 고비로 여겨지는 '마의 7년'을 넘기지 못하고 2022년 1월 해체했다.
아이돌계 '마의 7년은' 데뷔 7년 차에 분열, 해체의 고비가 찾아온다는 징크스인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최대 전속계약 기간 7년의 표준계약서를 제정하면서 그때 해체되는 경우가 많아 붙은 이름이다.
당시 게시글에는 이현주가 에이프릴로 활동할 당시 극심한 괴롭힘을 당했으며, 그룹 내 괴롭힘으로 공황장애와 호흡곤란을 겪다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해 결국 그룹을 탈퇴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에이프릴의 모든 멤버가 현주를 왕따시켰고, 방관자는 없었다"는 이현주 지인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는 등 폭로가 이어졌다.
이현주 탈퇴 후 팀에 합류한 채경, 레이첼을 제외한 에이프릴 기존 멤버 전소민, 김채원, 이나은, 양예나, 이진솔 등이 가해자라며 구체적인 괴롭힘 정황이 담긴 글도 올라왔다.
전소민이 이현주를 가장 싫어하고 괴롭혔으며, 김채원은 전소민과 친해지기 위해 이현주가 하지도 않은 말을 전하며 이간질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나은은 이현주가 숙소에 둔 텀블러에 말도 없이 청국장을 넣어두는가 하면 이현주 운동화를 훔쳐 간 뒤 자기가 산 거라고 우겼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러면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며 고통을 호소해 왔고, 당시 정황이나 상황 판단으로는 어느 누구를 가해자나 피해자로 나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소속사는 제기된 그룹 내 괴롭힘 의혹을 하나하나 해명하고 나섰다.
DSP미디어는 "전소민이 특정 멤버를 싫어하고 괴롭힌 사실은 사실무근"이라며 "전소민과 김채원은 이미 돈독한 관계였기에 친해지기 위해 특정인을 음해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나은과 관련한 텀블러 논란에 대해서는 "숙소에 텀블러가 40~50개 정도 있었고, 이 중 하나에 된장찌개를 담아 연습실에서 멤버들과 먹었다. 이현주가 자기 텀블러라고 얘기해 이나은은 바로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신발 절도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멤버들에게 동일한 신발을 12켤레 선물했고, 이 중 4명의 멤버 사이즈가 동일해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했다. 연습실 CC(폐쇄회로)TV 등을 확인했지만 이현주가 주장한 피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어떤 상황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소속사 측 대응에 이현주 동생은 3월 3일 또 다른 글을 올려 소속사 입장문에서는 정황상 앞뒤가 누락된 사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억울하게 누나(이현주)를 팀에 짐을 지운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사측 관리자의 방임과 묵인, 가해 동조성 행위 또한 있었고 피해자와 가해자는 분명하게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속사와 에이프릴 멤버들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현주가 과거 극단적 시도를 했었다는 증거로, 그룹 활동을 중단하기 하루 전날인 2016년 5월 11일 '약물 중독'을 진단받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예능, 드라마, 광고 등에서 활약하던 이나은이었다. 이나은은 왕따 의혹과 더불어 과거 학교 폭력 가해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활동 중단 위기를 맞았다.
전체 촬영이 60% 정도 진행됐던 SBS '모범택시'에서 하차했고, 배우 표예진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 출연분도 편집됐다. 모델로 활동한 식품, 패션, 제약 브랜드 광고도 모두 비공개로 전환되거나 삭제됐다.

논란이 불거진 지 약 한 달여 만인 그해 4월 18일. 이현주가 논란 후 처음으로 직접 입을 열었다.
이현주는 "괴롭힘은 데뷔를 준비하던 2014년부터 시작돼 팀을 탈퇴한 2016년까지 지속됐다. 당시 열일곱이었던 저는 숙소 생활을 하며 데뷔를 준비해야 했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가해자들과 함께 24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견디다 못한 제가 부모님께 괴로움을 털어놨고, 부모님은 대표님께 말씀드려봤지만 도리어 저를 나무라는 상황이 반복됐다. 가해자들에게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후 괴롭힘은 더욱 심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에 공개된 내용들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저는 3년 동안 꾸준히 폭행과 폭언, 희롱, 욕설과 인신공격에 시달려야 했고, 그중에서도 특히 제 소중한 할머니, 엄마, 아빠, 동생에 대한 인신공격과 근거 없는 모욕은 견디기 고통스러웠다. 회사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하였을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현주 본인에 대한 소송이 마무리되기 전인 2022년 1월 28일 에이프릴은 해체했다.
이현주는 논란 이후 KBS Joy 웹 드라마 '시작은 첫키스', 음악 드라마 '해피엔딩은 한끗차이'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활동 중이다.
이나은은 지난해 9월 크리에이터 곽튜브 유튜브 영상에 출연했다가 그간 학교 폭력 피해자라고 밝혀온 곽튜브가 따돌림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나은을 두둔하면서 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전소민은 에이프릴 탈퇴 후 2016년 그룹 '카드'(KARD)로 재데뷔했으며, 김진솔은 자작곡 등을 발표하며 가수로 활동 중이다. 김채원은 지난해 4월 JTBC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 온 파이어'에 출연하며 재데뷔에 도전했으나 0표로 탈락했다.
양예나는 그룹 해체 후 'K스쿨'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1월 축구선수 설영우와 열애설에 휩싸였으나 이미 결별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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