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계 영원한 스승' 정진우 피아니스트 별세

김보라 2025. 1. 2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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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거목인 원로 피아니스트 정진우 서울대 명예교수가 26일 세상을 떠났다.

의대에 다니면서도 피아노를 놓지 않았던 그는 1952년 제대 직후 피란지이던 부산에서 첫 독주회를 열고 서울대, 이화여대, 서울예고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주 활동에 전념했다.

김석 경희대 명예교수,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 김용배 추계예대 교수, 강충모 씨 등 한국 클래식계를 이끈 피아니스트들이 모두 그의 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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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강충모 등 후학 양성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거목인 원로 피아니스트 정진우 서울대 명예교수가 2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7세.

고인은 1928년 평양에서 태어나 경성의학전문학교(현재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의사의 길을 걸었다. 1950년 6·25전쟁 발발 당시에는 군의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때 동상에 걸려 양쪽 발가락이 모두 절단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전쟁 후 고인은 본격적으로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었다. 의대에 다니면서도 피아노를 놓지 않았던 그는 1952년 제대 직후 피란지이던 부산에서 첫 독주회를 열고 서울대, 이화여대, 서울예고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주 활동에 전념했다. 1957년에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을 떠났고 1959년 귀국 후에는 서울대 음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고인은 1993년 정년 퇴임할 때까지 음대 교수로 재직했다. 김석 경희대 명예교수,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 김용배 추계예대 교수, 강충모 씨 등 한국 클래식계를 이끈 피아니스트들이 모두 그의 제자다.

교육자로서 고인은 레슨실에서 노래하는 스승이었다. 2018년 서울대 총동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기계적으로 연주하는 것을 경계하고, 늘 노래를 먼저 들려줬다. 음악을 느끼고 연주하라고 했다”고 했다. 또 “음악에서도 인간과 인간 사이에 흐르는 감정이 중요하다. 그래서 늘 휴머니즘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후학 양성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한국쇼팽협회, 한국베토벤협회를 창립했다. 2020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정됐으며 서울시 문화상, 대한민국 문화훈장, 성정예술인상 등도 받았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8일,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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