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윤석열 구속 연장 불허’는 잘된 일”···판사 출신 교수가 든 근거는?
조사 ‘비협조’ 일관하는 윤 대통령에
검찰 보완수사로 얻을 실익 크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을 법원이 불허한 것이 검찰의 신속한 기소로 이어져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속도를 내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판사 출신인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예상치 못한 법원 결정으로 오히려 윤 대통령 전략에 차질이 생겼을 거라고 본다. 윤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협조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보완수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차 교수는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신속한 탄핵심판 진행은 신속한 형사재판에 달려 있다”며 “구속 연장 불허는 이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차 교수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을 갈라치기해 다시 한번 뒤흔들고자 했던 (윤 대통령) 전략이 날아가 버렸다”며 “공수처는 패싱하고 친정인 검찰 조사에 응할 듯한 태도로 공수처 수사의 정당성을 뒤흔들고, 그 수사의 위법성 주장을 검찰 수사에도 이어가려는 전략에 큰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검찰의 신속한 기소와 그에 따른 신속한 형사재판 조건을 만들어 그 결과로 탄핵 시계를 빨리 돌릴 수 있게 했다”고 전망했다.
전날 밤 서울중앙지법 김석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송부받은 검찰이 구속기간 연장에 의한 구속수사와 같은 적극적, 전면적 강제수사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법적 근거나 상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찰의 윤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 교수는 “공수처에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수사권이 없고 구속 자체가 부당했다면 그 자체로 구속연장 신청을 기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법원은 (검찰의) 보완수사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불허) 이유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은 김 부장판사 판단과 달리 공수처가 윤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수사할 권한이 없어 불법수사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차 교수는 만약 법원이 검찰의 구속기간 연장 신청을 받아들였다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인정함으로써 결국 독립적인 수사기관인 공수처의 존재 의의를 약화시킬 수 있었다고 봤다. 그는 “내란 우두머리인 대통령이 인사권을 사실상 쥐고 있던 검찰 수뇌부에 대한 전국민적 불신이 큰 상황”이라며 “공수처와 검찰이 만들어내는 경쟁관계가 윤 대통령 구속기소 가능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법원은 김 부장판사의 불허 결정에 대해 ‘적어도 구속 상태에서의 수사는 이미 충분히 이뤄졌으니 그 상태에서 기소 여부를 판단하라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그는 “공범들이 다 구속기소됐고, 공범들과의 공범 형태 범행 외에 독자적 범행이 없을 수밖에 없는 내란죄 우두머리 피의자 윤 대통령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3차례 강제구인에도 불응했다”며 “피의자 신문조서 하나 애걸해 받아보려는 류의 계속 수사 필요성은 없다. 그냥 기소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이미 윤 대통령 공소장은 사실상 완성돼 있다”며 “지금 기소해도 부실한 기소가 아니라 충분히 기다린 매우 충실한 기소”라고 밝혔다. 그는 “거짓말이 일상화된 대통령 진술을 직접 듣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검찰이 윤 대통령 조사를 통해 새로운 공소사실을 추가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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