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관심 많은 진보적 남성일수록 언론에 부정적?
[연구대상 언론] 언론 평가에 영향 미치는 요인들 탐색
'고선택 미디어 환경'이 가져온 편향과 신뢰 하락의 악순환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3줄 요약:
-'고선택 미디어 환경'으로 변화하면서 미디어는 더 당파적·자극적 뉴스 제공
-새로 등장한 미디어들이 기성 언론 공격하면서 수용자의 언론 혐오 증가해
-인터넷 정치 뉴스·정보 이용은 부정적 감정 중 '분노'와 유의미한 관계 지녀
미디어와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는 가운데, 미디어 수용자들이 언론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연구한 논문이 있다. 미디어 환경이 달라지면서 너무나 많은 매체들이 생겨나며 이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편향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그 결과 사회양극화가 심해지고 언론 신뢰도 역시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성별과 정치 관심도에 따라서도 언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의 차이가 드러났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이영화 고려대학교 BK21 미디어학교육연구단 연구교수의 논문 <미디어 이용과 언론에 대한 부정적 감정 간 관계 탐색: 미디어 이용 동기, 미디어별 정치뉴스·정보 노출 및 중요성 인식, 그리고 언론의 정치 뉴스·정보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는 지난해 6월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의 '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에 수록됐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2022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서 한국은 뉴스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46개 조사국 중 공동 38위로 나타났고 신뢰도는 32%로 46개국 평균 44%보다 한참 뒤처졌다. 논문은 “채널 선택이 비약적으로 확대된 '고선택 미디어 환경'으로 바뀌면서 수용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미디어는 더 당파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뉴스를 제공한다”며 “미디어 수용자는 현상적인 정보 풍요보다 본질적인 정보 편식으로 편향 동원과 사회 양극화가 촉진되고, 점차 수용자의 미디어와 뉴스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새로 등장한 미디어와 대안 미디어들이 경쟁자인 주류 미디어를 비판하고, 정치인, 정치활동가, 정치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이 기성 언론의 저널리즘을 끊임없이 공격하면서 미디어 수용자는 언론에 대한 혐오가 증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언론과 뉴스에 대한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해당 논문은 이렇게 점점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미디어 수용자가 언론에 대해 어떤 부정적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조사했다. 특히 이 논문은 개인의 정치적 정향성에 따라 언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개인의 미디어 이용에 따라 언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연구했다. 연구 방법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020년 9월11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05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2.2%p)를 했다.
조사 결과에 대해 저자들(김춘식·이영화)은 △남성으로 정치에 관심이 많고 자신의 정치 성향을 진보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언론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한 부정적 감정을 지녔고 △언론을 정보습득의 동기로 이용하는 이들은 언론에 대한 분노와 짜증 감정을 가진 반면, 사회관계를 위해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은 슬픔과 두려움 감정과도 관계를 보였으며 △정치 뉴스·정보 노출은 언론에 대한 시민 감정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나 인터넷 정치 뉴스·정보 이용은 분노와 유의한 관계를 지녔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자들은 “신문 정치 뉴스가 중요하다고 인식할수록 언론에 대한 부정적 감정 수준이 낮았으며 반면 라디오 정치 뉴스와 유튜브 정치뉴스·정보가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이들은 오히려 부정적 감정 수준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뉴스 수용자들은 △언론이 제공하는 정치 뉴스 및 정보가 얼마나 유용한가(유용성)△얼마나 공정한가△얼마나 정확한가△얼마나 편향되지 않았는가△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로 평가하는데, 논문 저자들은 5가지 속성(유용성, 공정정, 정확성, 비편향성, 신뢰성)이 낮을수록 언론에 대한 분노·슬픔·두려움·짜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저자들은 “연구 결과는 언론의 객관성과 중립성이 강조되는 문화에서 특정 매체에 대한 정파성과 편향성 인식은 해당 매체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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