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열 나서 독감인 줄" 바이러스 4개 동시에 퍼졌다…설연휴 비상

[the300]독감 환자는 일주일 새 3배 폭증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독감 환자 숫자가 8년 만에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13일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을 찾은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가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더니 52주차(12월 22~28일) 독감 의사환자는 1000명 중 73.9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6년 86.2명을 기록한 이래 최고치다. 2025.1.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온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를 앞둔 가운데 인플루엔자(독감)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지난달 말 한 주 만에 세 배 가까이로 폭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에게 특히 위험한 RSV(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 뿐 아니라 코로나19(COVID-19), 사람 메타뉴모 바이러스(HMPV) 등까지 환자가 늘고 있다. 발열과 기침 등을 유발하는 급성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 4가지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어 개인 위생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독감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2월16일~22일 8883명에서 12월23일~29일 2만7067명으로 204% 늘었다. 12월30일~1월5일에는 3만6196명으로 전주 대비 34% 증가하는 등 매주 늘어나는 추세다. 많은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이동이 많은 설 연휴 기간 자칫 환자가 급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도 △12월16일~12월22일 425명 △12월23일~12월29일 721명 △12월30일~1월5일 893명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같은 기간 RSV환자 역시 80명에서 100명, 109명으로 늘었으며 HMPV 환자도 8명, 14명, 17명으로 증가 추세다. 호흡기 감염질환은 아니지만 생굴 등 오염된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 노로바이러스 환자 역시 같은 기간 23명에서 25명, 19명 등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응급실 내원환자 중 호흡기 감염병 환자 추이/그래픽=윤선정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유행 중인 독감 바이러스는 H1N1 바이러스와 H3N2 바이러스 등이다. 의료계에서는 두 가지 바이러스가 동시에 확산하는 것도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겨울 독감 백신 접종률이 예년에 비해 높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다고 진단한다. 독감 유행은 8년 만에 최대 규모라는 분석이다.

유행 중인 또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인 RSV는 기침과 고열을 동반하며 폐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특히 영유아에게는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근 소아청소년병원 '오픈런'과 응급실 뺑뺑이 등 소아 의료전달체계가 위기 상황을 맞고 있어 영유아 감염병 예방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겨울철마다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 역시 설 연휴 기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흐르는 물에 충분히 손을 씻고 해산물의 경우 85℃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힌 뒤 먹어야 한다. 배설물, 토사물을 통해 감염될 수있어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거나 처리 시 일회용 장갑 등 위생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선민 의원은 "최근 들어 인플루엔자·코로나 환자를 비롯한 호흡기 감염질환 뿐 아니라 노로바이러스 환자까지 급증하는 추세"라며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에서는 이동인원이 급증하는 설 명절 기간에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