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50% vs 정권유지 40% … 여야 지지층 결집 뚜렷
민주 40% 국힘 38% 초접전
진영 뭉쳐 무당층 계속 줄어
30%대 박스권 갇힌 이재명
용산역 대신 고속터미널로
여당 지도부는 서울역으로
尹 대통령 구치소서 설 인사
설 연휴를 목전에 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여야 모두 지지층 결집이 강하게 나타나는 양상이다.
24일 귀성 인사에 나선 여당은 경부선 이용객이 많은 서울역을 찾았다. 야당은 호남선 이용객이 많은 용산역 대신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을 배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외연을 넓히겠다는 포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통해 설 인사를 전하며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탄핵 과정에서 진영 간 대결 양상이 심화하면서 '정서적 내전' 상태로 진입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8%, 민주당은 40%였다.
1월 들어 하락세였던 민주당 지지율이 전주 대비 4%포인트 오르며 40%를 회복한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1%포인트 하락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지지층 결집에 대한 반발로 민주당 지지층도 다시 규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 구속과 탄핵심판 등으로 위기감을 느낀 보수진영이 뭉치자 이에 대응해 진보진영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양측 지지층이 결집함에 따라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점이다. 12월 첫 주 26%에 달했던 무당층 비중은 이번 조사에서 15%까지 줄었다.
차기 대선 결과 역시 정당 지지율과 엇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대선이 치러질 경우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40%,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50%로 나타났다. 정권 유지론은 지난주와 변동이 없었으나 정권 교체론은 2%포인트 상승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물은 결과 59%가 찬성, 36%는 반대했다. 직전 조사에 비해 찬성 비율이 2%포인트 오른 반면 반대 쪽에는 변화가 없었다.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는 이 대표가 31%로 여전히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 4%, 오세훈 서울시장 3%,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김동연 경기도지사·유승민 전 의원 등이 각각 1%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지지도 하락세가 멈췄으나 30% 초반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다. 이 대표 지지율은 12월 3주 차에 37%로 치솟았다가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주에 비해 당 지지율은 올랐지만 이 대표 지지율에는 변동이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이 본격화한 것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의 고민은 이날 귀성 인사 행보에서도 드러났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례적으로 용산역이 아닌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을 배웅했다. 이 대표가 귀성 인사를 위해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대표실 관계자는 "설 귀성 인사 장소를 용산역에서 고속버스터미널로 바꾼 이유는 다양성을 위해서"라며 "호남선뿐인 용산역에서 영남·충청·강원 등 전국으로 향하는 노선이 있는 고속버스터미널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서울역을 방문했다. 이들은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고 명절 인사에 나섰다.
권 비대위원장은 '국민을 힘나게, 경제를 힘차게'라고 쓰인 어깨띠를 두른 채 15번 출입구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변호인단을 통해 설 인사를 전했다. 지지자들을 겨냥한 '옥중 정치'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는 "설날이 다가오니 국민 여러분 생각이 많이 난다"며 "여러분 곁을 지키며 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강성 지지층을 향해 계속해서 결집 메시지를 보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구정근 기자 / 박자경 기자 / 우제윤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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