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사흘 만에 ‘미국=가상화폐 수도’ 프로젝트 시동
입법제안 수립하고 비트코인 비축 논의
지난해 대선 거치며 '친코인' 이미지 구축

"미국을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 실현을 위한 첫발을 뗐다. 가상화폐 시장을 띄워주기 위한 연방 차원의 제도적 지원을 시작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상화폐 실무 그룹'을 신설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진 않았지만, 디지털 자산에 관한 실무 조직을 만들어 규제 및 입법 제안을 포함한 '포괄적 계획'을 수립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또 국가 차원에서 가상화폐를 비축하는 방안도 검토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부터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입장은 아니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에 대해 "사기 같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가치가 "공허하다"고 표현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 과정을 거치며 180도 돌변했다. 지난해 7월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그는 "비트코인은 정부와 강압, 통제로부터의 자유, 주권, 독립을 상징한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 비트코인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가상화폐는 미국의 미래 경쟁력에 필수적"이라고까지 강조했다.
자연스레 가상화폐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1억3,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섰다. 투자자들도 이런 흐름에 호응했다.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때부터 이달 중순까지, 두 달여 만에 비트코인 가격은 50% 이상 올랐다.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화폐도 몸집을 대폭 불렸다. 이번 행정명령을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보답'이자, 또 다른 '요구'로 볼 수 있는 이유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가상화폐의 전략적 비축은 업계가 새 행정부에 수개월간 로비를 통해 요구해 온 사항"이라고 전했다. 한 가상화폐 연구자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진지하게 추진된다기보다는 대부분 상징적"이라고 지적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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