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오래 못 가" 유니클로 말이 맞았다…'바글바글' [현장+]
'노재팬' 사라진 매장, 가성비와 품질이 우선
"불매운동 이제 끝난 거 아닌가요? 가성비를 따지는 편이라· 애용해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유니클로 매장 세일 코너를 둘러보던 40대 직장인 이 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유니클로뿐 아니라 다른 일본 기업들도 많이 있기도 하고 결국 내 돈을 직접 내고 물건을 구매해야 하는데 가격이 싸고 디자인이 좋은 제품을 자연스레 찾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유니클로, 6년만에 매출 1조원 재돌파
수년 전 '노재팬 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가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활기를 되찾으며 매출액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으며 6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넘기며 SPA 업계 1위를 자리를 단단히 지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회계연도(2023년 9월1일~2024년 8월 31일)기준 매출액은 1조601억원으로 집계됐다.
22일부터 24일까지 기자가 찾아본 서울시 내 유니클로 매장 들에서는 곳곳에 '기간한정가격', '가격인하', '초특가 가격인하' 팻말을 붙인 매대에는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손님이 모여있었다.
매장 내 초특가 세일 코너에서 옷을 둘러보던 주부 정모 씨(44)는 "편안한 가격에 편안한 옷이 가장 큰 강점인 거 같다"고 말했다. 바로 옆 코너에서 친구와 함께 쇼핑을 나왔다는 대학생 윤 모씨(26)는 "아무래도 학생이기 때문에 불매운동 보다는 현실적인 소비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평일 저녁뿐 아니라 점심시간에도 유니클로 매장에는 손님이 꾸준했다. 점심시간을 쪼개 쇼핑하러 왔다는 직장인 서 모씨(38)는 "옷 살 게 있으면 유니클로를 많이 오는데 불매운동 한 걸 알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 내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데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찾는데 당연하지 않냐"며 "국내 스파 브랜드도 많지만, 유니클로가 특히 질도 좋고 가격도 괜찮다"고 전했다.
"불매운동 없다…합리적 가격과 품질이 소비심리 부추겨"
유니클로 매장 직원들도 입을 모아 유니클로 매출이 완전히 회복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니클로의 매출 회복에는 고물가에 침체된 소비 심리를 '히트텍', '플리스'등 주요 제품들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내세워 것이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에서 1년 정도 일했다는 20대 직원 박 모씨는 "예전에는 불매운동 때문에 사람들이 한참 안왔다고 들었는데 요즘은 그냥 평소에도 많이 오시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몇 년 전에는 폐업하는 점포도 있었지만, 지금은 장사가 더 잘되는 편인 거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니클로 매장 직원 30대 김 모 씨도 "불매운동은 이제는 크게 개의치 않아 하시고 평일과 주말 모두 꾸준히 손님이 많다"며 "다른 스파브랜드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도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 거 같고 히트텍 같은 대표 제품들이 특히 많이 팔린다"고 전했다.
유니클로 임원 "불매운동 오래가지 않을 것" 발언 현실화
유니클로는 2015년 한국에서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꾸준히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그러나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일감정이 확산하면서 불매운동의 상징적 타깃이 됐다.
이와 함께 유니클로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카자키 다케시가 "불매운동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하며 한국 내 불매운동이 더욱 강화됐다. 불매운동 시작 후 약 2년간 유니클로의 매출액은 반토막 났고 대형 매장 축소, 철수 검토 등 사업 전략을 전면 재조정했다.
그러나 임원의 예언대로 불매 운동은 2022년을 기점으로 점차 사그라들었고 매출액은 다시 우상향했다. 회복세를 보인 유니클로는 2024년 회계연도 기준 6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다시 넘겼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니클로는 '가성비' 좋은 제품과 품질뿐 아니라 '지방시', '스튜디오 지브리'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꾸준한 협업도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부추기는데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요시다 포터의 인기 모델과 유사한 디자인의 가방을 3만9000원에 판매하면서 품절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 매장에서 6개월째 일하고 있다는 한 직원은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최근 3개월간 매장 매출이 한창 좋았을 때 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지방시와 협업한 유니클로 C 라인이라던가 르메르와의 콜라보인 U라인 외에도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들이 포인트가 돼 매출이 많이 오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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