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16배 면적 순삭”…김선호 국방장관 직대 “답답했던 마음 확 풀린다·훈련 멈추지 말아야”

정충신 기자 2025. 1. 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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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공지합동 통합화력운용 실사격훈련…김선호 장관 직대 지휘서신 하달
법과 규정에 기반한 군대문화 정착…활기찬 부대 운영·교육훈련 정상화
23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이뤄진 공지합동 통합화력운용 실사격 훈련에서 육군17보병사단 K1E1 전차가 목표물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적 공중세력이 무력화된 것으로 판단, 현 시간부 공격 개시해 목표 방향으로 기동하라!"

영하권 강추위가 이어진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23일 오전 10시 올해 첫 육·공군 통합화력운용 실사격 훈련이 실시됐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훈련장에 명령이 하달됐다. 공세행동 임무를 부여받은 17사단은 육군항공·전차·장갑차·보병·공병·화생방 등 제병협동 전력을 통합해 작전에 나섰다. K1E1 전차를 필두로 지상부대가 공격개시선에 집결, 적 격멸에 돌입할 준비를 마쳤다.

그사이 하늘에선 근접항공지원(CAS) 요청을 받은 공군 F-15K·KF-16·FA-50 전투기 12대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투기는 합동전술최종공격통제관(JTAC)에게 실시간 전달받은 표적 정보를 바탕으로 MK82·84 공대지폭탄 20여 발을 차례로 투하했다.

수 ㎞ 떨어진 지휘소에서 굉음과 강한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폭탄 위력은 강력했다. 특히 F-15K가 투하한 MK84는 검은 연기와 함께 표적 일대를 초토화했다. MK84는 철근 콘크리트를 관통할 정도의 강력한 화력을 바탕으로 벙커·엄체호 등 적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 살상반경은 축구장 16개 면적에 달한다.

공군 전투기는 가상의 적 지상군에 공대지 폭탄을 정확히 투하하며 완벽한 공지 합동작전 능력을 보여줬다. 지상의 육군 기동부대는 드론을 활용해 적 부대의 움직임을 식별하고, 좌표를 비롯한 관련 정보를 공군과 공유하며 호흡을 맞췄다. 성공적인 근접항공지원으로 적 전차대대와 보병연대 전력의 절반이 무력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23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공지합동 통합화력운용 실사격 훈련에서 공군 F-15K 전투기가 MK84 공대지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공군 제공

다음으론 잔존 세력을 끝까지 격멸하기 위한 지상작전이 펼쳐졌다. K1E1 전차와 K808 차륜형 장갑차가 공격개시선을 통과하며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됐다. 공중에선 500MD 공격헬기가 이들을 엄호했다.

"적 전차 2개 소대 식별!"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전진하던 지상부대가 기동로에 숨어 있던 적을 식별했다. 전장에 덩그러니 노출된 잔당은 우리 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내 표적을 향해 막강한 화력이 쏟아졌다. K1E1 전차는 우렁찬 사격 소리와 함께 105㎜ 포탄을 발사했고, 이들 머리 위에선 500MD 공격헬기가 2.75인치 로켓을 쐈다.

한쪽에서는 적이 설치한 복합장애물을 개척하는 작전이 이뤄졌다. K808 차륜형 장갑차가 빠른 기동력으로 장애물지대를 확보하자, 연막차장 아래 KM9ACE 전투장갑도저가 등장했다. 전투장갑도저는 지뢰지대개척선형폭약(MICLIC)으로 장애물을 말끔히 제거했다.

마지막으로 적 종심진지를 향해 지상부대가 일제히 돌격했다. 새롭게 개척한 기동로로 진입한 후속 전차와 장갑차는 기동사격을 하며 목표 지역으로 돌진했다. 뒤이어 장갑차에서 하차한 보병이 적 진지를 점령하고 잔적을 소탕하는 것으로 훈련을 마무리했다.

육군은 공군과 함께 손발을 맞춘 훈련을 통해 공지합동작전 능력을 배양하고, 통합화력 운용절차를 숙달했다고 밝혔다.

참관을 마친 김 대행은 "군 생활을 30여 년 했지만 오랜만에 야전에 나와 우리 전차가 기동하는 소리와 전차가 사격하는 소리, 원군들 사격하는 모습을 보니까 조금은 답답했던 마음이 확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만 당부하겠다. 주위의 여건이 좀 불리할 수도 있고 또 판단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지금 여러분들이 해야 되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와 같은 훈련을 절대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직무대행은 "2025년에도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를 만들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며 "우리 군이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본연의 임무 완수’에만 충실할 때 국민들은 무한한 신뢰와 응원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장관 직무대행 지휘서신 제1호’를 하달하고 이같이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이를 위한 3가지 당부사항을 전했다. 먼저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확립’을 주문했다. 그는 "새해에도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안보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우리 군은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적 도발을 억제하고, 적이 도발한다면 자위권 차원에서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휘관을 중심으로 작전 기강과 정신적 대비태세를 확립한 가운데 실전적인 훈련을 통해 적 도발 시 작전을 승리로 종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23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혹한기 공지합동 통합화력운용 실사격 훈련 현장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김 직무대행은 ‘법과 규정에 기반한 군대문화’ 정착도 요청했다. 그는 "법과 규정은 조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엄정한 기준이므로, 그 기준에 따라 책임감 있게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우리의 가치를 지키는 정도"라며 "명령은 주어진 권한과 책임 안에서 적법하게 하달돼야 하고, 이를 이행하는 과정 역시 정해진 법규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고위급 리더들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직무대행은 "고위급 리더들이 법과 규정을 명확히 이해하고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적법하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 줄 때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팔로어십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법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부여된 임무에 전념하는 군대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직무대행은 부대 운영과 교육훈련 정상화를 당부하며 "지휘관을 중심으로 활기찬 부대 운영과 함께 다양한 사기 증진활동으로 장병들이 군 복무를 보람되고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우리가 각자 자리에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군복이 자랑스러운 군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장관 직무대행으로서 장병 복무여건·처우 개선을 포함한 2025년 국방정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지휘서신을 마무리했다.

현장에서 육군 병력을 지휘한 오홍석(대령) 17사단 북진여단장은 "전 부대원이 일치단결한 결과 훈련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안보 제일선에서 부여된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군전력을 지휘한 김형수(중장) 공군작전사령관은 "공군의 압도적 화력으로 지상군 작전을 지원하는 근접지원작전은 완벽한 공중우세 달성을 위한 제공작전, 전략적 표적을 타격하는 항공차단작전과 더불어 공군이 중시하는 작전"이라며 "공지합동작전 수행 능력 향상을 통해 고도화하는 적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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