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회요원’인지 몰랐어요” “계엄을 ‘게임’이라 우기겠네”

이유진 기자 2025. 1. 24. 11: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용현 ‘의원 아닌 요원’ 주장에 야권 패러디
“말 맞추기, 지적 수준 의심되는 저질 코미디”
‘계엄령 아닌 계몽령’ 주장엔 “SNL이냐”
조국혁신당 “헌재를 말장난으로 오염시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4일 ‘국회요원 박주민’이라 쓰인 패러디 포스터와 함께 지지자들의 반응을 공개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첫 증인으로 참석해 12·3 계엄 당시 군에 국회의원이 아닌 요원(군 병력)을 빼내라는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첫 증인으로 참석해 12·3 계엄 당시 군에 의원이 아닌 요원(군 병력)을 빼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자 야권에서는 “내가 국회요원인지 몰랐다”는 등 조롱 섞인 비판이 이어졌다. “계엄령이 아닌 계몽령”이란 윤 대통령 측 주장엔 “SNL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회요원 박지원입니다”라며 “손바닥에 왕자로 이미 입증된 ‘왕 법꾸라지’ 윤석열과 김용현의 말 맞추기는 지적 수준을 의심케하는 저질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는 약 20명 내외의 의사국 속기사 등 직원들이 업무를 한다”며 “요원들 체포하러 계엄군 280여명이 본회의장 유리창 깨고 들여보낼까”라고 지적했다.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헌법재판소 진술을 조롱하는 패러디가 줄지어 올라왔다. SNS 갈무리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헌법재판소 진술을 조롱하는 패러디가 줄지어 올라왔다. SNS 갈무리

같은 당 김윤 의원도 자신의 SNS에 “내가 국회요원인지 정말 몰랐어요”라고 적었다. 박홍근 의원은 “윤석열 파면과 내란죄 처벌을 피해보려는 수작이란 걸 누가 봐도 다 안다”고 지적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종국에는 ‘계엄’이 아니라 ‘게임’을 말한 것이라고 우기지 않을지 모르겠다”며 “혹시 윤석열이 말했다는 요원의 이름이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던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박주민 의원은 “진짜 명함을 바꿔야 하나”라며 ‘국회요원 박주민’이라 쓰인 패러디 포스터를 공유했다.

윤 대통령 측이 계엄령을 “계몽령”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계몽령이다, 뭐 요원이다, 무슨 SNL도 아니고”라며 “그런 생각을 가지고 국정운영을 하고, 안보수장을 한 사람들이니 당연히 파면해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일당이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을 결정할 헌법재판소를 말장난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며 “계엄이 아니라 계도 목적의 계몽이었다니 이런 자들의 내뱉는 말은 그저 ‘개소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계몽과 계도가 필요한 쪽은 국민이 아니라 윤석열 일당이다. 윤석열 일당의 개소리는 충분히 들었으니, 헌재는 이른 시일 내에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이미 계엄군 투입은 의원들을 끌어내기 위한 것임을 스스로 시인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5일 SBS 기자와의 문자메시지 대화에서 “국회에 계엄군을 보낸 건 계엄 해제 표결을 막기 위해서인가요”라는 질문에 “네. 최소한의 필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계엄 해제를 막기 위해 군을 투입했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비상계엄 당일 국회에 투입됐던 계엄군 지휘관들도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을 못하도록 막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김현태 707 특임단장은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이 모이고 있단다. 150명을 넘으면 안된다. 막아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의결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의 김 전 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했고, 특수전사령관에게는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 명령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