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트럼프 2기, 북핵환경 변화 인식…비핵화 목표 공유"(종합)

류정민 특파원 2025. 1. 24.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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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동 "트럼프 외교·안보 진용과 소통…미측, 한국과 긴밀한 공조 희망"
"조선·AI·양자·원자력 등 협력 구체화, 韓 대미 투자 1위 국가 부각"
23일(현지시간) 조현동 주미한국대사가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조현동 주미한국대사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북핵 문제와 관련한 환경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측면을 이해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 및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주요 인사들과 소통을 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직접 만나 본 주요 인사는 모두 북한, 북핵 문제 환경이 지난 1기 때와는 상당히 달라졌다는 측면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며 "향후 우리 측과의 긴밀한 공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진행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불렀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무기 제조 및 운용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하는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은 '핵무기 보유국'(Nuclear Weapon State)이라고 불러 다소 개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후보자도 지난 14일 상원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언급하면서, '비핵화'에 집중했던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다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DC 조야에서는 이러한 핵보유국 언급만으로는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단념했다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기류가 강하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핵을 개발해 왔고 일정 수준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데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NPT 상 핵무기 보유 국가와는 다른 맥락의 표현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 행정부의 실무자들도 다른 맥락의 표현이라고 보고 있다"며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이 당장의 정책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전임 바이든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북한과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은 분명하지만, 북한의 호응이 없기 때문에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일인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201년 1월 6일 미 의회 의사당 폭동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행정명령과 사면을 발표하면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이 당국자는 전날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회의 때 북핵과 비핵화 문구가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 "트럼프 취임식에 걸쳐서 급하게 열린 회의로 과거 상당한 준비 기간을 거쳤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었다"며 "북핵뿐만 아니라 여타 중요한 정책 방향 요소가 빠져 있는 것도 감안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 대사는 "앞으로 우리 정부는 한미 간 북한 비핵화 목표를 다 같이 견지하는 가운데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복잡하게 얽힌 셈법을 풀어나가기 위해 대북 정책 조율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그동안 한미가 함께 발전시켜 온 핵-재래식 전력 통합전력 확장 억제의 강화와 이를 토대로 하는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계속 견고히 하고, 한미일 3국 협력 기조도 계속 유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대사는 경제통상 분야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로 행정명령을 통해 전기차, 에너지, 관세 등 전방적인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며 "미국이 체결한 기존의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도 지시했다"라고 짚었다.

또 "트럼프는 미국이 체결한 기존의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도 지시했다"며 "현재 우리 대사관은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부처와 24시간 긴밀히 소통하고 있고, 업계와도 수시로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나올 조치들이 우리 경제와 기업 활동에 미칠 영향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면서 앞으로 신행정부 측과의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이번 119대 미국 의회에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반도체지원법 등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 현안 논의가 진행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력 의원들을 접촉해 왔다"며 "이와 함께 미 행정부 교체에 따른 기회요인을 적극 발굴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

조 대사는 "신행정부 출범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보여온 조선 분야 협력이나 투자 확대는 물론,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는 AI(인공지능), 퀀텀(양자) 등 신 핵심 기술과 민간 원자력 등의 산업 분야에서 협력에 대해 신행정부 측과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대미 그린필드 투자는 2023년 215억 달러로 대미 투자국 1위였고, 지난해에도 11월까지 367억 달러로 1위였다"면서 "이처럼 한미동맹이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상호호혜적이고, 모두의 이익이 된다는 점을 부각해 왔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이제 트럼프 2.0 시대가 시작됐다"며 "트럼프 측 인사들과 대선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또 준비해 온 만큼 이를 토대로 한미 동맹이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 내 로툰다 홀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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