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그가 쓴 모든 단어가 죄다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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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과 위트의 문학평론가 메리 매카시(Mary McCathy)가 1980년 1월 25일, 미국 ABC-TV의 인기 토크쇼 '딕 캐빗 쇼'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매카시는 "헬먼은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된 형편없는 작가다. 정직하지도 않으며 사실 이제는 한물간 작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헬먼의 회고록 등 일부 작품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지만, 그와 별개로 매카시의 독설이 문학 비평의 자유 영역에 포함되느냐를 두고 여론도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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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과 위트의 문학평론가 메리 매카시(Mary McCathy)가 1980년 1월 25일, 미국 ABC-TV의 인기 토크쇼 ‘딕 캐빗 쇼’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런저런 문답 끝에 매카시는 ‘과대평가된 작가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특유의 냉소적인 어조로 존 스타인벡과 펄 벅을 든 뒤 마지막으로 릴리언 헬먼(Lillian Hellman)을 지목했다.
대실 해밋의 오랜 연인이던 헬먼은 매카시즘 시대 비미위원회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좌파 ‘블랙리스트’ 작가로, 다수의 브로드웨이 희곡과 베티 데이비스가 주연한 영화 ‘The Little Foxes’의 시나리오 등으로 대중적 인기와 상업적 성공을 거둔 유명 작가였다.
매카시는 “헬먼은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된 형편없는 작가다. 정직하지도 않으며 사실 이제는 한물간 작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직하지 않다는 게 무슨 의미냐는 질문에 그는 “모든 게 다 그렇다.(...) 그가 쓴 모든 단어, 접속사(and)와 관사(the)까지 죄다 거짓말이다”라고 말했다. 객석에선 웃음과 야유가 함께 터져 나왔다.
알려진 바 둘은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1930년대부터 줄곧 불화했다고 한다. 헬먼은 스탈린주의자였고 매카시는 트로츠키주의자였다. 남자를 두고 삼각 갈등을 빚었다는 설이 있고, 매카시는 헬먼의 상업적 성공을, 헬먼은 매카시의 문학적 명성을 시기했다는 설도 있었다. 헬먼의 회고록 등 일부 작품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지만, 그와 별개로 매카시의 독설이 문학 비평의 자유 영역에 포함되느냐를 두고 여론도 엇갈렸다.
헬먼은 매카시와 방송사를 상대로 225만 달러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고, 법원은 ‘표현(비평)의 자유’를 들어 1984년 매카시가 제기한 소송 무효 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소송은 재판이 시작되기 약 6주 전 만 79세의 헬먼이 숨지면서 종료됐고, 20세기 미국 문단의 가장 떠들썩했던 사건이 결론 없이 끝이 났다. 둘의 불화는 근년에도 연극 등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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