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대적 서안 군사작전 왜?…‘가자 휴전 반발’ 극우 달래기

선명수 기자 2025. 1. 2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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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정치적 거래’ 해석
내부서도 “명분 없는 작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가까스로 휴전이 성사된 지 이틀 만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돌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이틀째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제닌에 공습을 퍼붓는 등 서안지구 곳곳에서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휴전 발효와 거의 동시에 서안지구 전역의 검문소 900곳에서 검문을 강화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이동을 통제하는 한편, ‘유대와 사마리아’(서안지구를 지칭하는 이스라엘 성서 용어)에서 새로운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서안지구 내 여러 팔레스타인 마을이 공격을 받고 있으나, 지난 수년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이스라엘군의 충돌이 산발적으로 이어졌던 제닌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북동쪽으로 120㎞ 정도 떨어진 제닌은 오랜 팔레스타인 저항 운동과 무장 투쟁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팔레스타인 통치권을 두고 하마스와 경쟁·대립해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서안지구의 행정권을 갖고 일부를 통치하고 있으나, 제닌은 오랫동안 무장 투쟁의 근거지였고 이스라엘군의 상시적인 표적이 되어왔다. 특히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후 서안지구에서 PA 지지세가 하락하며 제닌에서 PA의 영향력은 약화됐다.

지난 15개월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세력 기반을 상당 부분 파괴한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선 여전히 이란이 하마스 연계 무장단체들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이스라엘은 ‘철벽(Iron Wall) 작전’으로 명명한 이번 공격을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들의 광범위한 위협에 맞서는 대규모 군사행동의 일환으로 규정했다.

반면 이번 공격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일종의 ‘거래’라는 평가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달래기용’ 공격이란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밀려 휴전에 합의한 뒤 퇴진 위기에 내몰렸다. 극우세력 가운데 이타마르 벤그비르 전 국가안보부 장관이 휴전에 반발하며 의원 6명을 이끌고 연정에서 탈퇴했고,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 연정은 120석 크네세트(의회)에서 62석으로 의석이 줄어 단 2석 차이로 위태로운 과반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극우의 또 다른 축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이 42일간의 1단계 휴전 이후 전쟁을 재개하지 않으면 7석을 가진 자신의 정당 역시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이들마저 탈퇴하면 네타냐후 정권은 붕괴하며, 각종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을 통해 연명해온 정치 생명을 위협받게 된다.

야길 레비 이스라엘 오픈대학교 교수는 가디언에 “이번 작전은 스모트리히와 그의 극우 정당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레비 교수는 “스모트리히는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에 서안지구 공격을 추가할 것을 총리에게 요구했고, 대가로 휴전을 수락하며 연정 붕괴 시도를 자제했다”면서 “이는 PA의 가자지구 복귀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이스라엘이 은밀하게 서안지구를 합병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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