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지평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유신정권 막바지였던 1979년 10월 당시 신민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직에서 제명된 후 남긴 말로 유명하다.
민주공화당과 유신정우회가 장악한 국회는 이 사건과 미국에 박정희 정권 지지 철회를 요청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빌미로 김영삼에 대한 의원직 제명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유신정권 막바지였던 1979년 10월 당시 신민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직에서 제명된 후 남긴 말로 유명하다. 그해 8월 YH무역 여성 노동자 172명이 마포 신민당사에서 회사 정상화 등을 요구하는 농성에 돌입했고, 경찰이 당사에 난입해 강제 진압한 사건이 벌어졌다. 민주공화당과 유신정우회가 장악한 국회는 이 사건과 미국에 박정희 정권 지지 철회를 요청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빌미로 김영삼에 대한 의원직 제명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로 인해 부마민주항쟁이 촉발됐고 유신정권은 종말을 맞았다.
□ 김영삼을 소환한 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다. 야5당이 21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난입 사태를 조장·선동했다는 이유로 윤 의원 제명 촉구결의안을 제출하자, 그는 "민주당발 의회 독재의 권력과 폭거가 저를 위협한다고 해도 저의 신념은 굽혀지지 않는다"며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맞받았다. 민주화를 상징하는 발언을 위헌적 계엄과 법원 난입 등 법치주의 부정을 옹호하는 데 차용한 몰역사적 행위다.
□ 국회법상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의원직 제명에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정족수와 같다. 국민이 선택한 대표자 자격을 박탈하는 중대 결정인 만큼 엄격한 요건을 마련해 둔 것이다. 역대 의원직 제명은 김영삼 사례가 유일하다. 1991년 국회 윤리특위가 의원 징계안을 심사하게 된 이후 가장 높은 징계는 '30일 출석 정지'였다.
□ 제헌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76년 동안 의원 제명안 발의는 4건(6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22대 국회 임기 8개월 동안 발의된 의원 제명안은 윤 의원을 포함해 9건(9명)에 이른다. 정치 실종에 따른 남발 탓에 의원 제명안의 무게는 가벼워지고 있다. 윤 의원이 야당에 '제명할 테면 해보라'는 태도를 보이는 배경 중 하나다. 국회의원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잣대는 높아졌는데, 의원들의 윤리의식은 도리어 낮아졌음을 보여준 씁쓸한 장면이다.
김회경 논설위원 herme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부지법 폭도들 얼굴 공개" 신상 박제한 사이트 등장 | 한국일보
- [단독] 尹, 계엄 해제된 날 '계엄 언급 없이' 김용현과 국수 오찬? | 한국일보
- ‘선우은숙 친언니 강제추행’ 유영재 징역형 법정구속.. “죄질 나빠” | 한국일보
- '새벽 2시 배송, 죄송합니다' 설 앞둔 택배 문자 "너무 짠해" | 한국일보
- 부친 시신 1년 7개월 냉장고에 보관한 아들 구속… 대형 비닐도 구입 | 한국일보
- 'MZ공무원' 이탈 방지 총력전... 9급 월급 내후년 300만원 | 한국일보
- 헌재,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기각… 곧바로 직무 복귀 | 한국일보
- 서부지법 판사실 발로 찬 남성, 전광훈 목사의 '특임전도사' | 한국일보
- 주문 착각한 고객에 "망막에 기생충 드글드글" 비하한 점주 | 한국일보
- "올해 결혼해야"... 박선영과 열애 인정한 김일우, 드디어 장가가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