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못갈 땐 ‘라디오 학교’로… 탄자니아 교육방송 지원
탄자니아, 중학교 졸업률 33% 수준… 빈곤-노동 탓에 학업성취율 낮아
영어, 수학, 과학 등 기초 과목 방송… 190편 제작해 방송 청취율 8% 달성
학업성취도-졸업시험 합격률 향상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는 2021년부터 가난 등을 이유로 학업을 포기한 탄자니아 학생들이 방송을 통해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방송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현지 라디오 보급률이 높은 편이다. 학생들이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라디오를 활용해 교육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1월 24일은 유엔이 전 세계 기아와 빈곤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기념하기 위해 지정한 ‘세계 교육의 날’이다.
● 탄자니아 중학교 졸업률 33% 그쳐
굿네이버스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2021년 12월부터 3년간 탄자니아 잔지바르 지역 학생, 학부모 등 약 12만6000명을 대상으로 중등교육 역량 강화 사업을 진행했다. 잔지바르의 라디오 보급률은 80%가 넘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문을 닫자 학생들은 라디오 교육 방송을 통해 학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KOICA 보고서에 따르면 탄자니아의 초등학교 취학률은 2020년 83.9%, 중학교 졸업률은 33.2%에 그쳤다. 3분의 2 이상이 중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잔지바르 교육직업훈련부(MoEVT) 보고서에 따르면 잔지바르 중학생 약 45%가 빈곤과 노동 등을 이유로 학업을 중단했다. 기초과목에서도 학업 성취도가 낮았고 최근 학업을 중도 포기한 비율이 높아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굿네이버스는 도서관과 실험실 등에 기자재, 비품 등을 지원하는 ‘통합적 교육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해 학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수업할 수 있도록 했다. 현지 교사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교사와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했고 학생 참여를 활성화한 역량기반교육(CBC) 및 교사 역량 강화 교육도 도입했다.
● 학업 성취도 목표 웃도는 성과 달성
그 결과 학업 성취도는 크게 높아졌다. 시범학교 20개 학교 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 참여한 학생들의 학업 점수가 2개년 평균 50.73점 상승했다. 잔지바르 중학교 4학년의 졸업시험 합격률은 15%로 높아졌다. 중학생 4학년의 기초과목 학업 성취도는 목표 대비 125.8%까지 달성했다.
굿네이버스는 올해 1월 ‘라디오 교육방송을 통한 중등교육 역량 강화 사업’과 ‘중등교육 질 향상을 위한 통합적 교육환경 개선 사업’을 탄자니아 정부에 넘겨줬다. 정일선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대표는 “굿네이버스는 잔지바르 지역에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업 종료 후에도 사업 모니터링 및 지역사회 협력 등 다양한 모색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잔지바르 교육부, 지역사회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이양식에는 렐라 모하메드 무사 탄자니아 잔지바르 교육부 장관과 안은주 주탄자니아 대사, 정일선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대표, 신만식 한국국제협력단 탄자니아 사무소장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잔지바르 교육부 관계자는 “라디오 교육 콘텐츠 및 인프라를 직접 관리, 운영하며 사업 임팩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라디오 교육 콘텐츠는 앞으로도 3년간 현지에서 제작돼 송출될 예정이다. 굿네이버스는 교사 대상 역량 강화 사업을 진행하여 현지 교육 발전에 기여하고 모니터링도 한다.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은 “굿네이버스는 교육을 통한 아동 권리 보호와 현지 교육 시스템 개선을 위해 개발도상국 정부와 지역사회 협력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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