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커지는 조류충돌 위협…흑산공항 괜찮을까?
[KBS 광주] [앵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항공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부쩍 커진 상황이죠.
특히 참사의 1차 원인으로 조류 충돌이 꼽히면서, 철새 이동 경로에 있는 흑산도에 계획된 공항에 대한 우려도 확산하고 있는데요.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흑산도에 직접 들어가 현장을 확인해 봤습니다.
[리포트]
목포에서 배로 2시간 걸리는 흑산도.
유일한 교통수단인 쾌속선은 날씨 때문에 1년에 30일 이상 운항하지 못합니다.
응급환자에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 등을 해소하기 위해 2009년부터 흑산공항 건설 계획이 추진됐습니다.
15년간 표류하던 사업은 2023년 1월 국립공원 해제 심의를 통과해 마침내 가시화됐고 80인승 항공기를 띄우기 위한 실시 설계까지 끝났습니다.
하지만, 제주항공 참사 이후 조류 충돌 위험성이 대두됐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환경단체의 성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 현장은 어떨까.
공항 예정지에서 3킬로미터쯤 떨어진 바닷가로 이동하자, 오리 무리들이 헤엄치며 잠수를 하기도 하고, 잔잔한 바다 위에 비행하는 왜가리가 눈에 띄기도 합니다.
[심명자/마을 주민 : "물 반, 고기 반 할 정도로 새도 그럴 때가 있어요, 몰려다닐 때가. 그리고 또 없을 때는 어느날 보면 또 없어지고."]
철새 이동 시기가 되면 580여 종의 새들이 한반도를 통과하는데요.
그중 400여 종 이상이 흑산도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수천 킬로미터의 비행을 하다 마주치는 한반도 서남단의 흑산도는 철새들의 휴게소에 해당합니다.
맹금류도 다수 출몰하는 만큼 조류 충돌 위험성이 상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백운기/충남대 산림학과 명예교수/전 한국조류학회장 : "(맹금류는) 기류를 따라서 움직이고 굉장히 높은 고도에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조류 충돌)위험성이 더하다라고 볼 수 있고..."]
찾아가는K 취재진이 환경영향평가 내용 전반을 분석한 결과, 조류 충돌은 사업 계획 단계에서부터 주요 쟁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4년~15년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과 본안에 대해 환경부는 "맹금류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합니다.
2023년 본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해서도 '철새 중간 기착지'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며 보완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에 서울지방항공청은 '연간 피해를 주는 조류 충돌 수'까지 계산했는데, 그 결과는 최소값 3, 최댓값 10으로 운영 중인 공항 어느 곳보다도 월등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에 신안군도 조류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해 2017년부터 대봉산 인근 5곳에 대체 서식지를 마련해 조류 이동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 서식지의 기능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백운기/충남대 산림학과 명예교수/전 한국조류학회장 : "(철새는) 기존 경로하고 서식지에 의존하는 경향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그래서 대체 서식지가 흑산공항 예정부지하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경우에는 철새들이 이동하지 않을 가능성도 굉장히 높습니다."]
이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에 한 대도 없는 조류 탐지 레이더 등의 장비 도입을 비롯해 철저한 안전 대책 마련이 요구됩니다.
[정원경/초당대 항공운항학과장 : "대량의 철새가 이동할 때 탐지가 돼서 미리 경로를 확인하기 때문에 조류 충돌을 방지할 수 있겠고요."]
아직 총사업비 협의가 끝나지 않은 만큼, 불행한 참사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착공 전 만반의 안전 대책 수립이 필요합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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