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의 부상 투혼? 꾀병인가 아니면 전략인가?

[멜버른=백승원 객원기자] Day10, 8강에서 만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3번 시드)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7번 시드)의 경기는 노박 조코비치가 3-1(46 64 63 64)로 승리했다. 3시간 37분이 치열한 경기였다.
조코비치의 서비스게임으로 시작한 8강전은 조코비치가 알카라스의 첫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하며 2-0으로 초반 리드를 이어갔다. 하지만 곧바로 알카라스가 조코비치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하며 팽팽한 긴장감 속에 경기가 진행되었다.
게임스코어 3-4, 알카라스의 서브게임에서 변수가 생겼다. 15-30로 몰린 상황에서 알카라스는 조코비치의 포핸드를 공략, 서비스 포인트를 만들며 30-30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때 조코비치는 포핸드 리턴에서 중심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알카라스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4-4를 만들었다.
이어진 조코비치의 서비스게임, 서브 전 조코비치가 왼발에 불편함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그 게임을 브레이크 당한 조코비치는 4-5로 뒤지는 상황에서 MTO를 신청, 코트 바깥으로 나갔다. 알카라스는 이어진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지키며 6-4로 첫세트를 가져갔다. 첫세트만 54분이 걸릴 정도로 치열했다. 하지만 해당경기 알카라스의 운은 거기까지였다.
알카라스는 상대가 신체적으로 흔들리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결국 알카라스는 연이어 3세트를 조코비치에게 내주며 이번 대회를 8강에서 마무리 했다.
알카라스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코비치의 왼쪽 넓적다리 부상 및 1세트 후반 메디컬타임아웃(MTO)에 대해 “내가 오늘 경기를 완벽히 컨트롤하고 있다고 느꼈기에, 상대가 어느정도는 다시 자신의 경기를 하게끔 두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이 이번 경기, 내 가장 큰 실수였다”면서 “상대가 신체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경기 중 직접 보면, 심리적으로 이전과 같은 레벨로 똑같이 경기를 할 수 없게 된다. 스스로에게도 ‘아하, 이제 경기가 쉬워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반면에 ‘이제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도 들기에 이전처럼 똑같이 공을 칠 수 없게 된다. 그것이 오늘 경기의 포인트였다. 그리고 두번째 세트부터 조코비치는 움직임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 공을 잘 쳤고, 멋진 샷들을 만들어냈다”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한편 조코비치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상대가 그렇게(자신의 MTO후 평소와 다르게 소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것)하는 것을 봤고, 그 상황을 나에게 효과적으로 역이용하도록 했다. 예를들면 랠리를 시작하면서 초반 주도권을 상대에게 주면서 상대가 망설이는 것을 이용했다. 상대는 경기 중 내가 뛸 수 밖에 없도록 하기위해 드롭샷을 종종 활용했다. 나 역시 반대의 상황, 상대가 경기중 부상으로 흔들리는 상황을 여러 번 겪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경기를 끝까지 매조지어야 한다. 상대는 모든 것을 쏟아 낼 것이며 끝까지 경기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경기가 지속되면서 흔들리던 상대가 오히려 좋아질 때가 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흔들리는 건, 이전까지 신체적으로 확실한 우위에 있던 나 자신이 된다. 이번 경기 상대의 그런 감정을 잘 알고 있다”라며 자신을 방어했다.
해당 경기의 해설을 했던 존 매켄로(미국, 전 세계 1위)는 노박 조코비치의 가짜 부상(faking injury)이 그의 하나의 전술(tactic)이라며 경기 중 그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코비치의 MTO 순간 “노박이 저런 전략을 쓰는게 처음이 아니다. 상대가 약해져서는 안된다”라고 말한 데 이어 조코비치가 두번째 세트를 승리하자 “이제 노박의 계획대로 되고있죠?”라며 그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했었다.
사실 노박 조코비치의 경기중 꾀병 논란은 비단 이번뿐이 아니다. 예를 들면 2006년 세르비아와 스위스의 데이비스컵 경기에서 당시 19세였던 조코비치는 스탄 바브린카를 5세트 경기 끝에 물리쳤었다. 이때도 조코비치는 트레이너를 불렀는데, 이에 대해 당시 1위었던 페더러는 “그가 그 때 정말 부상 때문에 트레이너를 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었다.
앤디 로딕(미국, 전 세계 1위) 또한 조코비치에 제대로 날을 세운 적이 있었다. 2008년 US오픈 8강전전에서 만난 둘은, 노박 조코비치가 62 63 36 76(5)으로 승리했다.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로딕은 당시 조코비치가 대회 내내 부상 이슈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발목과, 허리, 그리고 아마 엉덩이도 아플껄요?” 하면서 “아, 쥐도 났을거고, 독감에, 탄저균(anthrax), 사스(SARS) 그리고 기침과 감기까지 걸렸을 겁니다”라면서 “엄청 많을 겁니다. 저렇게 불편하면 바로 트레이너를 부르면 될 일입니다. 아니면 저렇게 많은 병을 안고도 싸우다니, 그는 전세계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 중 하나일거에요”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노박 조코비치가 코트에서 보여주는 신체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마냥 비판할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일례로 조코비치는 2021년 호주오픈 정상에 올랐는데, 당시 3회전에서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상대로 경기하며 복근이 찢어졌고, 남은 경기를 복근 부상을 안고 치렀기 때문이다.
글= 김홍주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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