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 절반은 운수사고…"킥보드 등 안전지침 상반기 공개"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2025. 1. 2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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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2023년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 통계' 발표
운수사고(49%) > 추락·미끄러짐(44%) > 둔상(4.1%) 등 순
보행자·車 관련 운수사고 줄었지만…전동형 킥보드 유형사고↑
중증외상 손상부위 머리·가슴 등이 7할 이상…"헬멧 착용 필수"
연합뉴스


국내에서 발생하는 중증외상 관련사고 연간 8천여 건의 절반 가량은 '운수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자 '10명 중 7명' 이상은 장애가 발생했는데, 중증장애도 약 30%에 달했다.

특히 당국은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킥보드 등 충돌사고가 급증세인 점을 감안해, 올 상반기 내 개인형 이동장치(PM) 안전사용 지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 통계'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앞서 질병청은 2019년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 사업을 구축한 이후, 119구급대가 이송한 중증손상(중증외상·비외상성 중증손상) 및 다수사상 환자를 대상으로 국가 및 시·도 단위의 통계를 생산해오고 있다.

여기서 '중증외상'은 운수사고나 추락·미끄러짐 등으로 인한 외상환자 중 의무기록조사를 통해 산출한 손상중증도점수(6개 신체부위 중 중증도가 심한 상위 3개 부위의 외상척도(AIS) 점수의 제곱 합)가 16점 이상인 경우를 가리킨다. 병원 전 심장정지 발생 또는 병원 전 사망(응급실 도착 시 사망) 사례도 포함된다.

'다수사상'은 구급일지의 동일 재난번호에 대해 '6명 이상'의 환자가 이송된 케이스다.

질병관리청 제공


이번 조사 결과, 지난 2023년 발생한 중증외상 환자는 8192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72.0%·5899명)이 여성(28.0%·2293명)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60대(22.7%·1863명)이 가장 많았다.

중증외상 환자의 치명률은 54.7%(4485명 사망)로 전년도(56.3%)보다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생존자 중 73.8%는 장애가 생겼고, 28.8%는 중증장애에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애율은 지난 2020년 62.8%→2021년 67.2%→2022년 67.3% 등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중증장애율은 2022년 23.8%까지 떨어졌다가, 이번에 5%p 반등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장애율과 중증장애율이 2023년 상당히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중증외상의 주요 원인은 '운수사고'(49.1%·4026명)가 압도적 1위였고, '추락·미끄러짐'(43.8%·3591명)이 뒤를 이었다. 운수사고는 사람이나 화물을 운반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계장치와 관련된 사고, 추락 및 미끄러짐은 땅이나 바닥 혹은 더 낮은 장소로 부딪혀 멈추게 되는 손상을 각각 이른다.

질병청 제공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듯, 중증외상이 일어난 장소는 주로 '도로 및 도로 외 교통지역'(49.0%)과 '집·주거시설'(25.5%)이었다. 사고가 그만큼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다는 뜻으로, 인식 제고가 시급하다는 게 당국의 지적이다.

지난 2016년 60%에 육박했던 운수사고 비율은 이번에 처음 50%를 밑돌며 감소하고 있는 반면, 추락·미끄러짐은 같은 해 33.5%에서 40%를 웃도는 지금까지 꾸준히 오름세다.

다만 운수사고의 전반적 감소 경향 중에도 최근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한 손상 발생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보행자(31.1%·1253명), 차량(30.4%·1223명) 등의 운수사고로 인한 중증외상 환자는 모두 30%대 초반으로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 이에 반해 전동형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가 포함된 '기타' 유형 중증외상은 2016년 34명(0.7%)에서 2023년 103명(2.6%)으로 3배 이상 늘었다.

2016~2023년 운수사고 유형별 중증외상 발생 추이. 질병청 제공


지난해 질병청에서 공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하던 중 사고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의 75%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착용한다'는 비율은 11.2%에 불과해,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이번 통계에서 중증외상 시 손상 부위는 '두부'(42.4%)와 '흉부'(32.7%), '하지'(13.5%) 순으로 나타났다. 손상의 중증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안전모 등 안전장비 착용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질병청은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안전사용 지침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안에는 현장에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동킥보드 등을 탈 때 헬멧 착용 및 적절한 주행속도, 등화장치 장착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중증외상의 치명률이 감소하는 등 긍정적 변화가 있었으나, 중증외상은 생존하더라도 평생 장애가 남을 수 있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송, 긴급대응체계 개선 등 국가 차원의 관리와 개인의 인식 제고가 함께 수반되어야 하는 만큼 정부기관 및 지자체 등과 손상 예방을 위한 정책·제도를 적극 마련하고 예방수칙 개발 등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간된 '2023 중증외상 및 다수사상 통계'와 내달 공개되는 원시자료는 질병청 국가손상정보포털(http://www.kdca.go.kr/injury)에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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