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잘하려고…김도영 “작년보다 올 시즌 준비 더 잘해”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오프시즌 동안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TV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MBC)에 출연했고, ‘코스모폴리탄’ 등 잡지 화보도 찍었다. “방송은 어색하지 않았다”는 그는, 화보 촬영은 처음 해보는 것이라서 “재미있었다”고 했다. “촬영 전날 (얼굴) 경락 마사지도 받고, 네일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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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를 해야 할 두 달간의 비시즌 동안 시상식, 방송 촬영 등 여러 일정을 소화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김도영은 고개를 젓는다. 김도영은 최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시즌 준비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손가락 부상으로 비시즌에 전혀 훈련을 못 했다”고 했다.
김도영은 2023년 11월 출전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가 왼쪽 엄지를 다쳤다. 검진 결과는 4개월 재활이 필요한 좌측 엄지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이었다. 이 때문에 1차 스프링캠프 때는 제대로 타격 훈련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화려한 2024년을 보냈다. 김도영이 “작년보다 준비가 잘됐기 때문에 올 시즌 부담은 전혀 없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다.

김도영은 지난해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에 잘 적응하면서 리그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을 세웠고, 홈런 2위(38개), 타율 3위(0.347), 장타율(0.647)·득점 1위(143개), 최다안타 3위(189개), 도루 6위(40개), OPS(장타율+출루율) 1위(1.067)의 성적을 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에 선정됐고, 여러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독식했다. 생애 처음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김도영은 “작년 목표가 ‘풀타임을 뛰고, 3할을 치자’였다. 목표 대비 120% 이룬 것”이라면서 “아쉬운 부분은 올해의 숙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만족했던 부분이 훨씬 많았던 게 작년 시즌”이라고 했다. 아마도 아쉬운 부분은 수비적인 면일 것이다. 그는 지난해 실책 1위(30개)였다.
김도영의 MBTI(성격유형검사)는 ISFP. 내향적(I)이고, 감각형(S)이며, 감정적(F)이고, 즉흥적(P)이다. 풀이를 살펴보면 ‘조용하고 다정하며 친절하다. 자신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며, 현재의 순간을 즐기며, 논쟁이나 갈등을 싫어한다’로 되어 있다. 김도영은 “얼추 맞다”고 했다. ABS 도입 때도 그랬다. “열린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봐서 어이없는 게 스트라이크로 잡혀도 기분이 안 나빴다”고 한다. 올해 스트라이크존이 다소 낮아지는 것도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한다. 개인 SNS를 하면서 가끔 받는 악플 등에도 그는 초연하다.
프로 입단 동기인 문동주(한화 이글스)와 비교에서도 그저 덤덤하다. 같은 광주 출신으로, 1차 드래프트 희비로 둘은 종종 ‘맞수’로 언급되고는 한다. 김도영은 “(문)동주와 나는 똑같은 프로 선수다. 벌써 4년차여서 그런지 의식은 안 한다. 동주나 나나 누구를 의식하지 않고 잘하기 위해서 노력할 뿐”이라며 “동주를 상대로 타석에 서도 이제는 별생각이 없을 것 같다. 타자는 어떤 투수와 만나도 좋은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작년까지 김도영은 문동주를 상대로 통산 7타수 3안타(2루타 2개) 볼넷 2개로 강했다. 삼진은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 참고로 김도영이 가장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투수는 함덕주(LG 트윈스)다. 함덕주 상대로는 2타수 무안타였다. “구종을 알고도 치기 어렵다”고 한다.


김도영의 작년 연봉은 1억원이었다. 유니폼 판매 인센티브는 얼추 5억원이 넘었다. 돈 관리는 부모님이 해주신다. 자신은 한 달 100만원씩 용돈을 받아서 썼다. “본가(광주집)에서 지내고 있어서” 돈 쓸 일이 그리 많지는 않다고 한다. 작년 받은 용돈 중 가장 많이 나간 게 ‘피부 관리’를 위해서였다. “피부가 예민해서 시즌 중에 여드름이 가끔 난다”고. 김도영의 올해 연봉은 5억원으로 결정됐다. 리그 4년차 최고연봉(이정후·3억9000만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야구장 안팎에서 ‘슈퍼스타’로 거듭났으나 김도영 또한 여느 20대와 다르지 않다. 쉬는 날에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고, PC방에서 ‘배틀 그라운드’를 한다. 낚시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따라 시작한 낚시도 즐긴다. 그는 아이돌 ‘뉴진스’ 하니 팬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그의 방에는 팬들이 선물한 앨범, 포토카드 등 하니 관련 굿즈가 많다. 하니가 좋은 이유는 “실력이 좋고 멋있어서”란다. 하지만 정작 노래방에서 뉴진스 노래는 부르지 않는다. 임창정 노래나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OST인 ‘소나기’ 같은 발라드를 즐겨 부른다. 그렇다면 노래 솜씨는? “친구들에게 ‘노래 잘 부른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라고 한다.

김도영이 말하는 야구의 매력은 ‘경기장 분위기’다. 그래서 “평일에 사람이 없으면 힘이 좀 빠진다.” 더블헤더 때도 “1차전 끝나고 관중이 나가고 2차전 관중이 들어오기 전 시간에는 야구에 집중도 안 되고 재미도 없다.” 김도영은 “작년에 처음 한국시리즈를 치렀는데 이때가 제일 재미가 있었다. 함성을 들으면 더 신나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고 했다. 천상 야구의 도시, ‘광주의 아이돌’ 같다. 물론 지금은 ‘전국구 아이돌’로 발돋움했고.
2025년 푸른 뱀의 해, 김도영은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크게 다치지만 말자. 올해도 선수로, 사람으로 더 성장해 보자.” 올해 목표는 작년과 똑같이 ‘안 다치고 풀타임을 뛰는 것’, 그리고 ‘꾸준하게 3할을 치는 것’이다. 작년 이루지 못한 ‘40(홈런)-40(도루)’ 기록 도전에 대해서는 “제 갈 길을 가다 보면 충분히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런 날’(김도영이 SNS에 관련 글을 올린 뒤 ‘밈’이 된 것)이 올지도 모르겠다. ‘한국 야구’ 하면 김도영이 떠오르는 날. 그는 아직, 21살에 불과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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