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상장사 퇴출 쉬워진다…199개사 '상폐 사정권'

심성미/선한결/이시은 2025. 1. 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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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국내 상장폐지 제도는 부실기업에 충분한 회생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1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장폐지 제도 개선안의 핵심은 상장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재무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상장폐지 심사 기간을 단축해 좀비기업 퇴출 속도를 올리겠다는 데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매출 기준은 시총 600억원 이하 기업에만 적용하는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높은 기술특례 기업 상당수는 상장폐지를 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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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한 상장폐지 제도…금융당국, 개선안 발표
시총·매출 기준 10배 상향
코스피 상폐 심사기간 4년→2년

지금껏 국내 상장폐지 제도는 부실기업에 충분한 회생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낮은 상장 문턱을 넘어 신규 기업은 계속 흘러들었지만 부실기업은 제때 솎아내지 않아 증시 건전성과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약 20%는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이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좀비기업을 증시에서 제때 퇴출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매출 기준을 단계적으로 최고 10배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하반기부터 감사의견 ‘2회 연속 미달’ 상장사는 즉시 상장폐지된다.

199개 상장사 ‘상폐 사정권’에

21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장폐지 제도 개선안의 핵심은 상장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재무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상장폐지 심사 기간을 단축해 좀비기업 퇴출 속도를 올리겠다는 데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은 현행 50억원에서 내년 200억원, 2027년 300억원, 2028년 500억원으로 높아진다. 상장 유지를 위한 매출 기준도 현행 50억원에서 2027년 100억원, 2028년 200억원, 2029년 300억원으로 조정된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상장 유지 기준도 대폭 강화한다. 현행 40억원인 시가총액 기준은 내년 150억원,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높아진다. 매출 기준도 현행 30억원에서 2027년 50억원, 2028년 75억원, 2029년 100억원으로 상향된다. 매출 기준은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 기업(코스닥시장 상장사는 600억원 미만 기업)에만 적용된다.

지난해 1~3분기 실적을 연간 실적으로 환산한 결과 2029년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62개(8%), 코스닥시장 상장사 가운데 137개(7%)가 상장 유지 조건에 미달해 퇴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 분석 결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내년 상장 유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일정실업과 CS홀딩스 등으로 나타났다. 일정실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유일하게 연평균 시가총액 기준(200억원)을 밑돈다. 코스닥시장에선 KD 등이 상장폐지 기준 적용 대상에 속한다. 시총 기준(150억원)에 미달하는 KD 주가는 이날 1.96% 하락했다. 

감사의견 2회 연속 미달 시 상폐

올 하반기부터 감사의견 2회 연속 적정을 받지 못하고 한정, 부적정, 의견 거절 등 ‘미달’을 받은 상장사는 즉시 상장폐지된다. 지금까지는 감사의견 미달을 받아도 다음 또는 다다음 사업연도 감사의견이 나올 때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해 상장폐지 심사가 장기화하는 사례가 많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에 부여하는 개선 기간은 최장 4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실질 심사는 3심제에서 2심제로 축소한다. 개선 기간도 최대 2년에서 1년6개월로 줄인다.

업계에선 매출이 미미한 기술특례상장기업이 관리종목 지정 유예 기간(5년)을 넘기면 대거 상장폐지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매출 기준은 시총 600억원 이하 기업에만 적용하는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높은 기술특례 기업 상당수는 상장폐지를 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기준을 넘어서기 위한 ‘작전’이 이뤄지거나, 매출을 늘리기 위해 부실기업 간 합병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선 올해 매출 및 시총 규모를 인위적으로 키워 당국의 예상보다 퇴출 대상 기업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 상장 유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정실업 주가는 이날 오히려 2.25% 올랐다.

심성미/선한결/이시은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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