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단골'된 루닛, 공들였던 '기업-정부간 거래' 빛 본다

정기종 기자 2025. 1. 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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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호주 NSW 암 검진 사업 AI 솔루션 최초 채택 이후 국가 단위 프로젝트 참여 확대
서범석 대표, 다보스포럼 세일즈 효과 톡톡…올해로 의료 AI기업 최초 3년 연속 참석 성과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국가별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영구 참여 자격을 획득하는 등 그동안 공 들여온 B2G(기업-정부간 거래) 인프라를 앞세워 도입국을 성공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평가다. 의료 AI를 활용한 암 검진 솔루션이 주축인 이 회사는 호주를 시작으로 다양한 국가 암 검진 사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1일 루닛에 따르면 서범석 대표는 20일(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다. 올해로 총 네번째, 전세계 의료 AI 기업으로는 최초의 3년 연속 참석이다.

루닛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여파에 기술 선도 기업 자격으로 온라인 행사에 첫 참석한 이후 2023년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첫 현장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1000여개 회원사 중 의료 AI 기업 중에서 처음으로 준회원 승급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준회원은 다보스포럼에 영구적으로 참석할 기회를 얻게 된다.

올해로 55회를 맞이한 다보스포럼은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의료 AI 기업 입장에선 각국 정부 보건 관계자와 글로벌 의료·제약업계 리더들을 만나 전략적 미팅이 가능하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지능 시대를 위한 협업'라는 주제로 AI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루닛 입장에선 B2G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루닛 관계자는 "포럼 참석에 특별한 약속을 정해두고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국가별 정부 관계자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나는 만큼 향후 발전 가능한 네트워킹을 쌓을 수 있다"며 "특히 회사가 B2G 성과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분명히 국가 프로그램 참여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고 그동안의 성과 역시 해당 활동들이 기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범석 대표는 매년 포럼 참석에 앞서 각국 보건부처 및 관련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공부를 통해 원활한 현장 소통에 힘을 실어왔다. 의료 AI가 연평균 45.8%의 성장률로 2030년 230조원 이상의 시장이 전망되는 폭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가별로 다른 엄격한 규제 산업이라는 점을 간파한 전략적 접근이다.

서 대표의 노력은 속속 성과로 이어지는 중이다. 루닛은 회사 대표 품목인 '루닛 인사이트 MMG'를 통해 2022년 하반기부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정부의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브레스트스크린 NSW)에 참여해왔다. AI 솔루션이 채택된 세계 최초의 사례다.

해당 프로그램은 연간 4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검진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국가 차원에서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주별로 운영된다. 앞선 2년여간 기술 검증을 거친 루닛 인사이트 MMG는 지난해 말부터 의료현장에서 수검자들에게 사용을 시작했다.

이는 마지막(3단계) 검증인 실제 운영 임상 단계로 연간 3만명 이상 50~59세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촬영술 검사 판독을 보조하게된다. 최종 검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2029년까지 해당 프로갬 운영권을 재수주하는 조건이다.

스웨덴에선 지난 2023년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현지 최대 민간병원 '카피오 세인트 괴롼 병원'이 루닛 인사이트 MMG 공급 계약을 체결해 제품을 활용 중이다. 같은해 사우디아라비아는 국가 전략사업 과제인 'SEHA 가상병원' 프로젝트에 루닛 인사이트 MMG와 흉부 엑스레이 영상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을 도입해 현지 병원 원격 연결을 통한 국가 암 검진에 활용 중이다.

지난해엔 아이슬란드가 유럽 최초로 국가 전체 인구 대상 검진 프로그램에 루닛 인사이트 MMG를 도입했고, 카타르 역시 중동 국가 중 처음으로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젝트에 루닛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싱가포르에선 지난해 국립의료기관 내셔널헬스케어그룹(NHG)과 컨소시엄을 체결해 기술 검증단계에 있다. NHG 소속 의료기관에서 루닛 인사이트 CXR을 활용한 흉부 엑스레이 판독 프로세스 개선 효과 등을 확인하는 국가 단위 프로젝트다. 앞선 도입 국가들 역시 기술검증을 거쳐 정식으로 솔루션을 도입한 만큼, 기술력 입증 이후 정식 도입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루닛 관계자는 "정부 프로그램향 솔루션 공급은 아직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해외국가 단위 검진 사업에 도입될 만큼 기술력이 입증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이는 미국 진출 기반을 확보하게 된 볼파라 인수나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를 통해 성과를 거둔 첫 빅파마와의 계약 등과도 무관하지 않은 성과라고 판단 중이다"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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