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뉴] '유시민 빽바지' 소환한 반바지 대관식, 한국은 언제쯤

김재현 2025. 1. 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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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소속 존 페터먼 상원의원(56·펜실베이니아주)이 20일 실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후드티와 반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관심을 끈다.

페터먼은 반바지 패션으로 지구촌에 이름을 알렸지만, 미국에선 대선 패배를 부정선거 탓으로 돌리는 트럼프를 인터넷 트롤(troll)에 비유해 유명해졌다.

페터먼의 반바지 차림을 보면 유시민의 '빽바지' 소동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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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먼 상원의원, '입벌구' 트럼프 취임식에 반바지로 등장
유시민, 2003년 국회의원 선서식에 흰바지 입었다가 퇴짜
정치권 기자도 복장 눈높이로 수난…한국의 페터먼 계속 나와야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미국 민주당 소속 존 페터먼 상원의원(56·펜실베이니아주)이 20일 실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후드티와 반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관심을 끈다. 평소 공식 석상에서도 '동네 아저씨' 패션을 고수하는 사람이지만, 자리가 자리인 탓에 '저래도 문제없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바로 저런 게 미국의 힘'이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트럼프 취임식에 반바지 차림을 한 미국 상원의원 (워싱턴 AFP=연합뉴스) 20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후드티에 반바지 차림으로 참석하는 민주당 존 페터먼 상원의원의 모습.

페터먼은 파격적 옷차림에서 보듯 민주당 당론에 때때로 반기를 드는 이단아로 유명하다. 근래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인수위를 차린 트럼프를 방문하고서 국경 정책에 협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작년엔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직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계 앤디 김(뉴저지주) 하원의원을 공개 지지하고 나서 논란이 됐다. 상원의원이 동료 의원 선거에 개입하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이라서다. 페터먼은 김 의원에 대해 "하원에서 너무나도 열심히 의정활동을 한 분"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페터먼은 반바지 패션으로 지구촌에 이름을 알렸지만, 미국에선 대선 패배를 부정선거 탓으로 돌리는 트럼프를 인터넷 트롤(troll)에 비유해 유명해졌다. 트롤은 근거 없는 주장을 늘어놓거나 괴담으로 대중을 선동하는 사람을 뜻하는 은어로, 우리말로 옮기면 어그로(aggro), 주작(做作), 입벌구(입만 벌리면 구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입벌구는 2011년 개봉작 '사랑이 무서워'에 출연한 고(故) 김수미 대사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김수미는 야동을 보다 걸린 백수 아들 임창정이 거짓말을 늘어놓자 "이 XX는 암튼 입만 열면 그짓말이 자동으로 나와"라고 타박하는데, 요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유력 정치인과 검찰을 비난하는 인터넷 짤(패러디 영상 창작물)에 곧잘 등장한다.

2003년 흰바지 차림으로 국회의원 취임선서에 나선 유시민 개혁당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페터먼의 반바지 차림을 보면 유시민의 '빽바지' 소동을 떠올리게 한다. 2003년 4월 흰색 면바지에 라운드 티셔츠와 남색 재킷을 걸치고 국회의원 취임 선서를 하려던 유시민은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 "소풍 왔냐" "예의가 없네" 등 야유를 받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그는 결국 다음날 정장 차림으로 의원 선서를 해야 했다.

그로부터 20여년의 긴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 의회는 적어도 옷차림에 있어선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정의당 류호정 전 의원이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본회의장에 들어왔다가 "품위가 없다"는 소리를 들은 게 최근 일이다.

정치권 취재 기자에 대한 복장 규제도 풀리지 않고 있다. 넥타이를 매지 않고 운동화를 신을 수 있을 정도가 됐지만, 반바지와 슬리퍼는 아직 언감생심이다. 윤 대통령 출근길 문답이 진행된 기자실 앞 복도에 한 방송기자가 슬리퍼 차림으로 나왔다가 '기레기' '싸가지' '쓰레빠' 등 온갖 험담과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정치인이든 언론인이든 우리 대통령 취임식에 반바지 차림으로 참석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 보듯 뻔하다. 패가망신까진 아니더라도 사람이 덜됐다는 손가락질을 감당해야 할 수 있다. 옷차림을 인격의 거울로 보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려면 한참 멀었다. 한국의 페터먼이 계속 나와주지 않는 한 말이다.

출근길 문답 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2.11.1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jeong@yna.co.kr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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