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파리협약 나간 트럼프…1기 때와 다른 점 셋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실내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 행사 중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대 한 편에 마련된 책상에서 행정명령에 줄줄이 서명했다. 2025.01.21. /사진=민경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1/21/moneytoday/20250121113233317adsd.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 날인 20일(현지시간) 예상대로 파리기후협정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전세계 경제와 산업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뱡향으로 전환되고 있어 자국의 경제적 이익 강화란 측면에서 트럼프 정부가 이미 형성된 탄소 저감 흐름을 되돌리긴 어려울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리협정 자체는 구속력 있는 협정이 아닌데다 탈퇴가 충분히 예상됐다"며 "IRA(인플레이션감축법)가 어떻게 수정되느냐가 한국 기업에 중요하지 파리협약 탈퇴 자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했다.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수석연구원도 "기본적으로 다들 예측을 하고 맞이했다는 게 트럼프 1기 때의 탈퇴와 다른 점"이라 했다.
물론 미국의 파리현정 탈퇴로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협상에 힘이 빠지는 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태한 연구원은 "국제사회의 기후협상은 미국의 적극성 여부가 큰 영향을 미쳐 왔기 때문에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면 조 바이든 정부 때처럼 드라이브를 걸어 대응하는 게 당분간은 어려워질 것"이라 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2023년 태양광과 육상풍력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2010년 대비 각각 90%, 70% 하락했다. 화석연료 LCOE는 태양광보다 2.3배, 육상풍력 보다 3배 더 높다. 2010년에는 화석연료보다 태양광과 육상풍력이 각각 414%, 23% 더 비쌌지만 십 여년간 기술의 발달로 경제성이 역전됐다.
미국은 지형 특성상 태양광과 육상풍력이 수월한데, 그 중에서도 공화당 우세주가 유리하다. 대표적인 공화당 우세주인 텍사스주가 풍력 발전을 주도하면서 주 차원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쓰고 있다. 텍사스 다음으로 풍력발전량이 많은 아이오와·오클라호마 역시 공화당 우세주다. 실제로 트럼프의 첫 집권기엔 미국의 풍력·태양광 발전 비중(2016년 6.9% →2020년 11.6%)이 확대되고 석탄 사용이 20% 이상 줄어든 이유다.
미국 내에서 ESG라는 말이 정치화되며 공화당의 공격 대상이 됐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 미국의 빅테크들이 자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급망 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가능성도 높다. 이들 기업의 공급망 안에 있는 한국 기업 역시 탄소 저감 요구를 받는 환경은 이어진다는 의미다.
김태한 연구원은 "기업들이 경쟁력 제고를 위해 내부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의 공급망 관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표면적 행동은 줄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 했다.

기후 이슈가 환경 의제에서 산업 의제로 전환되며 공화당이 오히려 일종의 탄소세 부과를 주장하고 있다는 게 이를 보여준다. 2023년 공화당 빌 캐시디 상원의원이 발의한 해외오염관세 법안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오염집약도가 미국산 유사 제품보다 10퍼센트 이상 높은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걸 골자로 한다. 스콧 베센트 트럼프 2기 재무장관 지명자도 지난 16일(현지시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관세 정책에 탄소세를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승직 숙명여대 국제학대학원 기후환경융합학과 교수는 "이미 온실가스 배출 문제는 기후 정책이 아니라 산업 전략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미국 역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의 분야를 보호하고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탄소배출 감축이라는 큰 추세는 불변"이라며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와 파리협정을 탈퇴했던 트럼프 1기 때 오히려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이 줄었던 것 처럼 파리 협정 탈퇴가 큰 흐름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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