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별·장벽 없앤 안산시 오소가게… “눈치보지 말고 어서오소~”

“이곳에 오면 눈치 보지 않고 카페를 이용할 수 있어 좋아요.”
지난 17일 경기 안산시의 ‘오소가게’로 지정된 커피숍 ‘바바카멜’에서 만난 발달장애인 황은지양(17)은 “(오소가게) 덕분에 커피가 좋아졌다. 바리스타라는 꿈까지 생겼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소가게는 안산시에서 시행하는 장애인권익옹호상점 인증제이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비장애인과 함께 이용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장애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마음 편하게 맞이해주는 평범하고 친근한 인사말인 ‘이리오소’롤 상표화했다.
오소가게로 인증된 가게에는 현판이 걸린다. 황양에게는 이 현판이 마치 ‘내가 들어가도 된다’라는 뜻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오소가게가 알기 전까지 황양에게는 모든 공간이 장벽처럼 다가왔다. 장애인에 대한 시선, 심지어는 이용을 거부하는 차별까지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비장애인에겐 일상인 카페에 가는 일조차 황양에게는 도전이었다고 했다.
황양의 어머니 최혜진씨(52)는 “발달장애인 가족은 어떤 공간을 이용하려면 장애인은 받아주는지 미리 알아보거나, 가서 허락을 구해야 한다”면서 “장애인 친화적 공간이라는 인증 자체가 가족들에겐 큰마음의 짐을 덜어준다”고 말했다.
오소가게 인증을 받은 바바카멜도 이런 취지를 최대한 살렸다. 우선 가게 후문에 있는 경사로를 통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도록 했다. 또 좌석간 간격도 넓게 배치해 휠체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이애련 바바카멜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운영자의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카페 운영 초창기 한 장애인이 문 앞에서 서성이다가 ‘들어가도 되냐’고 허락을 구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일을 하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장애인만을 위한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 자체가 장애인들은 ‘혼자 할 수 없다’는 편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단지 편견없는 시선으로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소가게 인증제는 2020년부터 진행된 사업이다. 발달장애인 지원 업무를 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인 ‘꿈꾸는 느림보’에서 지역 장애인 복지관(안산시상록장애인복지관·안산시장애인복지관)의 문을 두드린 것이 시작이었다.
류경미 꿈꾸는 느림보 대표는 “‘발달장애인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절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장애인도 환대하고 맞이해주는 가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복지관을 찾았다”고 말했다. 장애인 복지관은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했고, 이를 안산시 장애인 복지과에서 시책 사업으로 만들었다.
사업 시행 당시 20곳이었던 오소가게는 시행 5년만인 2025년 현재 200곳으로 10배 늘었다. 카페와 식당, 병원 등 다양한 업종에서 인증을 받았다.
김영선 안산시 장애인자립지원팀장은 “현판 하나로 장애인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사회로 더 많은 장애인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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