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계약금은 있으시죠?”…잘나가는 강남 분양, 요샌 집값의 20%가 기본
로또분양 흥행성공 이어지자
래미안원페를라·청담르엘 등
계약금만 최대 5억원 달해
조합 현금흐름 좋아져 선호
수요자는 초기자금 부담 커

그럼에도 이들 단지 청약 경쟁률은 주변 시세 대비 싼 가격 덕분에 수십 대 1을 넘나들고 있다. 초기 투입 비용이 2배까지 커지는데도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그만큼 실수요자가 많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19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3일 청약 일정을 시작하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의 계약금 비율은 20%로 설정됐다.
그런데 최근 1년간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 가운데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와 ‘청담르엘’ ‘디에이치방배’ ‘래미안레벤투스’ ‘래미안원펜타스’ ‘메이플자이’ ‘아크로리츠카운티’ ‘잠실래미안아이파크’도 계약금 비율이 20%였다. 모두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공급된 아파트라는 게 공통점이다.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계약금은 전체 주택 가격의 20%, 중도금은 60% 이내에서 사업시행자가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비율로 나눠 내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비강남권에서 선보인 아파트도 대부분 계약금 비율이 10%다. 계약금 비중이 낮을수록 수요자 입장에서 초기 자금 마련에 부담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중도금이나 잔금과 다르게 계약금은 별도의 대출 상품이 없어서다. 이 같은 이유에서 청약 인기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는 흥행을 위해 계약금 비율을 10%에서 더 낮추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럼에도 강남권 단지들이 ‘계약금 20%’를 선택하는 것은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수억 원대 시세 차익이 가능한 만큼 수요자가 계약금 비율을 20%로 높여도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조합이나 시공사 입장에선 계약금을 많이 받을수록 이익이 될 수도 있다. 정비 업계 관계자는 “초기 현금흐름이 좋을수록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조기에 상환할 수 있고 미수금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계약금 비중이 커지면서 ‘현금 부자’들만 청약에 유리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무주택자 비율이 높은 가점제의 경우 85㎡ 초과 물량에 집중되는데, 집이 대형이다 보니 집값 자체가 비싸 당첨이 돼도 계약금이나 잔금을 치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규제지역에서 선보이는 모든 단지가 ‘계약금 20%’를 선택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작년 7월 서울 용산구에서 분양한 ‘용산호반써밋에이디션’의 계약금은 분양가의 1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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