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백배하여 싸워주길" 보낸 이는 '김정은'…북한군들이 지닌 편지

이영민 기자 2025. 1. 2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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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공개됐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 군인들에게서 김정은의 손 편지 등을 입수했다며 편지 내용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는 편지 외에도 사망한 북한군 병사들에게서 습득한 신분증, 책자, 무기 등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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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생포된 북한군 2명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11일(현지 시간) 공식 SNS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군과 북한군의 러시아 군인신분증 표지(붉은 종이수첩) /사진=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공식 SNS 제공)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공개됐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 군인들에게서 김정은의 손 편지 등을 입수했다며 편지 내용을 보도했다.

편지는 파란색 글씨로 "해외 작전지역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영웅적인 우리 군대 장병, 군관, 병사들! 통역원과 기타 보장성원들! 새해 2025년을 맞이하면서 동무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냅니다"라는 인사로 시작한다.

이어 "조국의 명령에 충실하기 위하여 저물어가는 이해와 마주 오는 새해도 강고한 전투 포화로 이어가고 있는 동무들의 헌신과 노고에 무슨 말을 골라 격려하고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소"라며 "동무들! 동무들이 정말 그립소. 모두가 건강하게 무사히 돌아오기를 내가 계속 빌고 또 빌고 있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 주시오"라고 적었다. 또 "부과된 군사 임무를 승리적으로 결속하는 그날까지 모두가 건강하고 더욱 용기백배하여 싸워주기를 바라오"라고 당부했다.

편지 말미에는 "김정은" 서명과 함께 "2024.12.31" 날짜가 담겼다.

WP는 해당 편지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며 "평양에서 파병 군인들에게 보냈거나 지휘관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큰 소리를 읽어주는 것을 군인들이 받아적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공개한 북한군들의 러시아 군인신분증 표지. 사진=뉴시스(우크라이나 보안국 페이스북 갈무리)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는 편지 외에도 사망한 북한군 병사들에게서 습득한 신분증, 책자, 무기 등을 공개했다. 북한군 병사에게서 발견한 작은 책자에는 '조국에 대한 노래'라는 제목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노래 가사가 적혀 있었다. WP는 "북한군이 임무 중 이런 메시지를 소지하고 다녔다는 것은 러시아군보다 이념적 동기가 더 강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북한군 병사들이 전투 경험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는 정황도 발견됐다. 한 문서에는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언급하며 "실시간 정찰과 드론 공격이 이뤄지는 현대전에서 전투원들을 2~3명의 소규모 부대로 분산하지 않으면 적의 드론과 포격으로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적혔다.

이에 WP는 "북한군은 전장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크라이나는 북한이 이번 파병으로 향후 서방과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해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로 삼고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WP는 최근 쿠르스크 전투에서 북한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우크라이나 측 말을 전하며 "북한군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향후 움직임을 검토하는 것이거나 부상자가 상당하고 전쟁 피로도가 심하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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