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0주만에 순매도…대신 반도체-엔비디아 샀다[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5. 1. 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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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서학개미들이 테슬라를 10주만에 순매도했다. 대신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와 엔비디아를 선택했다.

테슬라 주가가 400달러를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자 400달러 밑에서 사서 400달러 위에서 파는 박스권 매매가 이뤄진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반도체주와 엔비디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등락만 거듭하며 상대적으로 거의 못 오른 가운데 주가가 박스권 하단이라 살 만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9~15일(결제일 기준 13~17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2억9212만달러를 순매수했다. 3주째 매수 우위이지만 순매수 규모는 직전주(지난 2~8일) 역대급 수준인 11억4285만달러에 비해 급감했다.

(지난 9일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국가 장례식으로 증시가 휴장했지만 일주일 단위인 결제일 기준 13~17일을 맞추기 위해 매매 기준을 9~15일로 표기했다. 미국 주식의 결제일은 매매일+2거래일이다.)

이 같은 순매수 규모 차이는 테슬라에 대한 태도 변화 때문이다. 직전주에는 테슬라와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를 6억달러 이상 순매수했다.

하지만 지난 9~15일 사이에는 테슬라와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를 1억2000만달러 이상 순매도다. 테슬라에 대한 매도 우위는 지난해 11월5일 미국 대선 직후인 11월7~13일 주간 이후 10주만에 처음이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를 가장 많은 7749만달러 순매도했다. 이어 테슬라를 3533만달러 순매도했다. 또 다른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인 티렉스 2배 롱 테슬라 데일리 타겟 ETF(TSLT)도 1164만달러 비중을 줄였다. 이 3개 종목의 총 순매도 규모는 1억2446만달러였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9~15일 동안 테슬라 주가가 400달러를 하회하면 순매수하고 상회하면 순매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예를들어 테슬라 주가가 403.31달러로 마감한 지난 13일에 70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가 주가가 396.36달러로 마감한 14일에는 5001만달러를 순매수하고 주가가 428.22달러로 급등한 15일에는 다시 3161만달러의 순매도로 돌아서는 식이다.

주가가 400달러를 웃돌면 이전부터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고 400달러를 밑돌면 테슬라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던 투자자들이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월9~15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엔비디아가 투자한 AI(인공지능) 신약 개발회사로 유명한 리커젼 파마슈티컬스는 최근 주가가 급락한 상태에 머물러 있음에도 2506만달러 순매도가 나왔다.

양자컴퓨팅 관련주는 거대 기술기업들의 입장에 따라 급등락세를 보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스 CEO가 각각 지난 8일과 10일에 양자컴퓨팅 상용화가 아직 멀었다고 발언하자 주가가 폭락한 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14일 회사 블로그를 통해 2025년은 양자컴퓨팅을 준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자 폭등했다.

양자컴퓨팅 관련주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매매 추이도 엇갈렸는데 아이온큐는 2399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낸 반면 리게티 컴퓨팅과 퀀텀 컴퓨팅은 각각 3314만달러와 2469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이외에 지난해 9월 이후 주가가 횡보하고 있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가 지난 13일 박스권 상단 부근에 도달하자 1792만달러를 순매도했다. SOXS는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한다.

또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대해서도 1573만달러와 1498만달러, 1294만달러 각각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따르는 2배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도 1326만달러 순매도됐다.

1월9~15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반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9~15일 사이에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가장 많은 5661만달러 순매수했다. SOXL은 SOXS와 반대로 지난 13일부터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어 엔비디아를 두번째로 많은 4796만달러 순매수한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 12월26~31일 주간까지 엔비디아를 4주 연속 1억달러 이상씩 순매도하다 직전주인 지난 2~8일 사이에 2897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후 순매수 규모를 늘려 2주 연속 매수 우위를 지속한 것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10월 초부터 대략적으로 130~140달러 안팎의 박스권 등락을 계속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 6일 149.43달러까지 급등했다가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14일 131.76달러로 내려가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7일 137.71달러까지 반등했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3776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16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던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 ADR(미국 주식예탁증서)도 실적 기대감에 3228만달러 순매수됐다.

지난 10일에 지난해 12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너무 강하게 나오며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동결 장기화 전망으로 증시 전반이 하락하자 주가 지수에 투자하는 ETF에 대한 매수세도 살아났다.

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3759만달러, S&P5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뱅가드 S&P500 ETF(VOO)를 3177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이 최근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래 유망 기술 분야의 소형주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15일 사이에는 자율주행 로봇기업으로 엔비디아가 지분을 투자한 서브 로보틱스가 3022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서브 로보틱스 주가는 지난해 3월 초 20달러를 넘었으나 3월11일 5.32달러로 폭락했고 6월 이후 7월 중순까지는 1~2달러대에 머물렀다. 그러다 7월19일부터 폭등세를 타더니 7월31일에는 17.52달러까지 올라갔다. 이후 9월 초에 다시 6달러대로 곤두박쳤다가 올들어 지난 6일에는 다시 22.89달러로 마감하며 급등락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7일 종가는 18.26달러였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초단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만기 1~3개월 미국 국채 ETF(SGOV)를 2657만달러 순매수했다. SGOV는 매월 비슷한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하며 분배금 요인 외에는 가격 변화가 거의 없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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