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신`에 290억 과징금...K-게임 과금모델 어쩌나

김영욱 2025. 1. 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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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C "확률 아이템 정보 속였다"...코그노스피어에 2000만 달러 과징금 부과
게임사 측 "몇 달 내 신규 연령 제한, 부모 보호 장치, 재화 관련 설명 강화"
현금 결제→유료 재화 획득→확률형 아이템 뽑기권 구매...BM 구조 변경되나
원신 이미지.

게임업계 판도를 바꿨다고 평가받는 글로벌 서브컬처 대표작 '원신'을 개발한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가 미국에서 2000만달러의 과징금 결정에 합의했다. 아동, 청소년에게 정확한 가격을 알려주지 않고 속이면서 수백 달러를 쓰게 했다는 게 이유다. 미국의 게임 이용자 보호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국내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가 높은 모바일 게임의 과금 모델을 수정해야 할지 주목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호요버스의 퍼블리싱 자회사인 코그노스피어(Cognosphere)가 아동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법(COPPA)를 위반했다면서 게임사가 '원신' 내 확률형 아이템 실제 가격을 숨겼고, 상품 획득 확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불공정하게 게임 아이템을 마케팅했다고 지적했다.

COPPA는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미국 법률이다. 온라인 서비스나 웹사이트가 아동의 개인정보를 다룰 때 따라야 하는 규칙으로, '원신'이 아동의 개인정보를 적법한 절차 없이 수집, 사용, 공유하거나 보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신은 2023년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모바일 게임이다.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2024년 1월 출시 40개월 만에 누적 매출 50억달러를 기록했다.

외신에 따르면 코그노스피어는 마케팅을 위해 13세 미만 어린이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구별할 수 없는 인게임 재화를 도입해 이중재화로 시스템을 갖췄다. 이 때문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실제로 얼마를 지출해야 하는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게 FTC의 판단이다.

이에 FTC는 '원신'이 게임 재화를 사용해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인게임 재화를 구매하지 않아도 실제 돈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직접 살 수 있게 옵션을 제공할 것을 명령했다. 확률 아이템의 투명한 정보와 실제 돈과 인게임 재화의 환율을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코그노스피어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FTC에 2000만 달러의 과징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코그노스피어는 호요버스의 '원신', '젠레스 존 제로' 등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호요버스 측은 "원신은 무료 플레이가 가능한 애니메이션 스타일 게임으로, 주로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설계됐다"며 "FTC 주장 중 다수가 부정확하다고 보지만, 커뮤니티의 신뢰를 소중히 여기고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약속을 한 만큼 합의를 결정했다"면서 "합의에 따라 몇 달 내에 미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연령 제한과 부모 동의 보호장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인게임 재화와 보상에 관한 게임 설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에 대한 FTC의 과징금 부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2022년 COPPA 위반과 소비자 기만 및 환불 정책 문제로 총 5억2000만달러의 과징금을 냈다. 에픽게임즈는 당시 COPPA 위반으로 2억7500만달러를 냈는데, 게임 아이템 구매 유도가 이유였다. 이후 에픽게임즈는 결제 시스템을 변경했다.

FTC의 조치로 국내 게임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다수의 게임이 게임 재화와 확률형 아이템, 캐릭터 스킨 등을 구매하도록 하는 수익모델(BM)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 못지 않게 중요한 시장으로, 모바일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게임사들은 엄밀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모바일 게임의 수익모델은 주로 현금을 유료 재화로 교환한 후 유료 재화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은 유료 재화를 먼저 사면서도 이를 얼마나 사야 몇 개의 확률형 아이템 뽑기권을 획득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 게임 이용자들은 이러한 정보를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얻는다.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 가기 위해 서브컬처 장르를 택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기업들이 현지의 규제 기준을 충족하면서 사업을 펼치려면 수익모델을 손보거나 '원신'처럼 부모동의 장치를 도입해야 할 수 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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