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 쏠 수 없냐” 질문에 경호차장 “알겠습니다” 답해…경호처 관계자 경찰서 진술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 부장단 오찬에서 “(체포영장 집행 때) 총을 쏠 수는 없냐”라고 묻자 김성훈 경호차장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한 정황을 경찰이 포착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 대통령과 김 차장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갔다는 경호처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난 10일 경호처 부장단과 오찬을 하면서 “총을 쏠 수 없냐”고 질문하자 김 차장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경호처 저지로 한 차례 무산된 후 윤 대통령이 총기 사용 운운하며 강경한 대응을 주문한 정황이 진술로 확인된 것이다.
서울서부지검은 경찰이 신청한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전날 기각했다. 특수단은 김 차장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있으며 자신의 지시에 불응한 경호처 관계자들에 대한 보복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 18일 서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차장과 함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를 받는 이광우 본부장도 전날 석방됐다.
석방된 김 차장이 윤 대통령 경호 업무에 복귀하면서 김 차장 지시에 따르지 않고 공수처·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한 경호처 내부에서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직 경호처 직원 A씨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보낸 메시지에서 “혼란스러운 트라우마 속 어려운 처지에 대다수 직원은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 복귀에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 많은 간부가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했다.
이 직원은 “영장 집행에 응하면서 사실상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지시를 불이행했고, 이들은 집행을 막지 않았던 직원들에게 인사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라며 “김 차장이 풀려나 어떤 짓을 할지 알 수 없어서 메시지를 전달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의 모든 부서와 담당자들이 증거인멸을 포함한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상황으로, 어떤 보복 조치가 있을지 걱정”이라며 “경호처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그들의 직위해제를 강력히 원한다”고 덧붙였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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