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웨덴 감성 쿠페형 전기 SUV 폴스타 4 | 뒷유리 없는 독특한 디자인… 뛰어난 순발력과 자율주행 기술

폴스타는 스웨덴 볼보차의 고성능 튜닝 업체로 시작했으며, 2009년 볼보차 산하로 들어가 볼보차의 고성능 차를 만들었다. BMW M, 메르세데스-AMG 같은 브랜드의 고성능 디비전(사단) 역할을 맡은 것이다. 2017년부터는 세계적인 전동화 추세에 따라 독자 전기차 브랜드로 발전했다. 당시 볼보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 토마스 잉엔라트가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이후 볼보차가 모회사 지리자동차(지리차)에 폴스타 지분을 넘겨 현재는 지리차 산하 유럽 전기차 브랜드의 지위를 가진다. 지리차의 상세한 지분율은 알려지지 않았다.
볼보차와 연관성 때문에 초기 모델은 묠니르(북유럽 신화의 신 토르가 가진 망치 형태 무기) 헤드램프와 그릴 디자인 등에서 볼보차 패밀리룩(브랜드를 관통하는 공통 디자인)이 엿보인다. 묠니르 헤드램프는 후에 폴스타 로고 스타일로 바뀌었는데, 이런 패밀리룩의 변화는 같은 브랜드에서 독립 브랜드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현대자동차(현대차) 제네시스, 시트로엥 DS오토모빌도 비슷했다.
폴스타 4는 2023년 4월 18일 중국 상하이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됐다. 2024년 1월 31일부터 유럽 시장 판매에 들어갔으며, 한국에는 2024년 8월 13일 정식 출시됐다. 지리차의 중국 항저우 공장에 2023년 11월 15일부터 전량 생산되고 있다. 스웨덴 브랜드지만, 중국 생산 전기차라는 특징을 지닌다. 제품 디자인, 설계, 안전 테스트 등은 폴스타 본사가 위치한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이뤄진다.북미 수출형과 한국 판매 물량은 2025년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효율 중요 전기차… 슈퍼카처럼 낮은 디자인
전기차는 효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배터리 용량은 한정돼 있고, 이 한정된 에너지로 주행은 물론, 각종 전자장치의 작동까지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자동차의 공기역학적인 구조가 중요한데, 달릴 때 공기 흐름을 잘 타야 에너지도 적게 쓸 수 있다. 폴스타 4는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카 못지않은 낮은 자세가 돋보인다. 고성능 슈퍼카의 디자인 공식이라고 할 수 있는 ‘쐐기형’ 디자인이 폴스타 4에도 적용된 것이다. 공기저항 계수는 0.261Cd(Coefficient of Drag)로, SUV로는 낮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뒷유리는 상당히 특별하다. 쿠페형 스타일의 미적 감각을 높이기 위해 뒷유리창을 과감하게 없앴다. 주행 중 후방 상황은 HD 카메라가 실시간 촬영해 룸미러에 표시한다. 이런 형태는 사각지대를 없애고, 후방 시야를 넓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최근 다른 차에서도 장착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다만 다른 차가 기존의 ‘뒷유리+룸미러’ 구성을 가져가면서 보완 시스템으로 HD 카메라는 채택하는 반면, 폴스타 4는 전적으로 HD 카메라에 의존해야 한다. 정상 작동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혹시 고장이 날 경우 수리비가 많이 들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
쿠페형 SUV의 최대 단점은 뒷좌석이 좁다는 것이다. 특히 머리 공간이 답답한데, 차 뒤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붕 탓이다. 폴스타 4는 머리 윗부분의 지붕을 움푹 파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 각도 역시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뒤로 눕혀 상당히 편안 느낌을 준다. 뒷유리가 없어 더 아늑한 분위기를 낸다.
내부 소재는 볼보차 때부터 강조해 온 ‘친환경’이 아낌없이 사용됐다. 내장 마감에 소나무 추출 기름을 쓰고, 재활용 페트병, 폐어망 등 활용한 소재를 활용했다.
실내 인포테인먼트(주행 정보와 즐길 거리)는 충실하다. 티맵모빌리티 시스템을 채용, 내비게이션 티맵은 물론이고 음악 애플리케이션(앱) 플로, 인공지능(AI) 비서 누구 등 SKT의 주요 서비스를 차 안에서 이용하고, 웹 브라우저·앱 스토어로 다양한 자동차 전용 앱을 즐길 수 있다. 아이패드를 연상케 하는 중앙 디스플레이 화면을 5분할해 각각 기능을 쓸 수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물리적 버튼에 익숙하다면 오로지 ‘터치’ 에 의존해야 하는 폴스타 4의 시스템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주행 중 조작이 쉽지 않고, 주의력을 흩트려 놓을 가능성이 있다.

SEA 플랫폼 수준 높다… 충실한 ADAS
시승차는 폴스타 4 롱레인지 싱글모터로, 100킬로와트시 리튬이온 배터리와 200㎾ 전기모터를 조합했다. 중국 CATL의 배터리다. 국내 생산으로 전환될 때는 SK온의 배터리가 장착될 예정이다. 배터리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511㎞(도심 530㎞, 고속도로 488㎞)다. 최고 출력은 272마력, 정지 상태에서 100㎞/h 가속 시간은 7.1초다.
지리차의 범용 전기차 플랫폼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를 적용한다. 이 플랫폼 개발에는 180억위안(약 3조6437억원)이 들었다. 볼보차와 지커 등 지리차 산하 전기차에 폭넓게 활용된다.
주행 감각은 일반적인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조용하되, 전기차 특유의 높은 순발력을 보인다. 유럽 자동차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스티어링(조향) 반응도 즉각적이다. 동력 감성이 엇비슷한 전기차다 보니, 핸들링 감성에서 차별을 두려는 시도로 읽힌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답답하지 않다. 어떤 전기차는 제동 시 회수 에너지를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차가 확 서는 일이 잦은데, 이를 불편해하는 이용자가 많다. 그러나 폴스타 4는 그런 스트레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반응력이 좋기 때문에 재빠른 몸놀림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낮은 무게중심으로 안정감을 높였다. 곡선주로에서 진가가 발휘돼, 고성능차 브랜드로 출발한 폴스타의 정체성이 잘 드러난다. 빛의 속도로 반응하는 전기모터 특유의 가속 능력을 잘 머금고 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으로 불리는 레벨 2 자율주행 기능도 잘 갖추고 있다. 전방 상황을 고려해 크루즈(항속) 주행 시 속도를 알아서 줄이고 높이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차로 유지 보조 기능 등을 포함한 파일럿 어시스트 등이 돋보인다. 1개의 레이다(RADAR) 센서, 12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로 구성된 이스라엘 모빌아이의 ADAS다.
미래형 전기 SUV의 가능성
폴스타 4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술이 돋보이는 차다. 미래형 전기 SUV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고급 브랜드 외에는 경쟁력을 갖춘 유럽 전기차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폴스타는 이런 독일 브랜드와 궤를 달리하는 희소성이 높은 가치를 지닌다. 주행 성능은 물론, 자동차의 디지털화에서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지리차의 일원으로 중국 기술 비중이 높은 이 차를 한국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미지수다. ‘폴스타=중국차’라는 오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는 흔히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차에 붙는 오명 같은 것이다.
그러나 중국 기술이라는 것이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단순히 생산지로 차를 평가하고, 정의하는 시대는 끝나가 보인다. 폴스타 4 롱레인지 싱글 모터의 가격은 66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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