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구속에…사상 초유 '법원 난동'

심재현 기자, 최지은 기자, 한정수 기자, 최민경 기자, 과천(경기)=박다영 기자 2025. 1. 2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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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포영장 집행으로 체포된 기간을 포함해 최장 20일 동안 구속 상태에서 조사받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된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구속영장 발부는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즉 계엄 선포를 주도한 정점이란 사실관계를 법원이 사실상 인정했다는 점에서 헌재의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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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증거인멸 우려"…또 '헌정사 최초' 불명예
경찰, 청사난입 등 '폭력시위' 지지자 이틀간 86명 체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격분한 윤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이 19일 새벽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법원 현판을 훼손시켜 땅에 떨어져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47일만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일부 지지자들은 서울서부지법 청사에 불법 난입했다. 법원 건물에서 불법 폭력 시위가 벌어진 것도 유례 없는 일이다. 사실상 조기대선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2시59분쯤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포영장 집행으로 체포된 기간을 포함해 최장 20일 동안 구속 상태에서 조사받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된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적시했다. 공수처는 영장 발부 직후 "윤 대통령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엉터리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반발하면서 구속적부심 청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도 변호인단을 통해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대통령이 사법 절차에서 최선을 다해 비상계엄 선포의 목적과 정당성을 밝힐 것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래픽=김지영


이번 구속영장 발부는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즉 계엄 선포를 주도한 정점이란 사실관계를 법원이 사실상 인정했다는 점에서 헌재의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윤 대통령 지지자들 일부가 공수처 차량을 습격하고 서울서부지법 청사에 무단 침입해 집기를 파손하는 등 소요 사태를 벌인 점도 탄핵심판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일반적 관점에서 윤 대통령 구속으로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격앙된 윤 대통령 지지자들 일부가 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 청사에 난입해 집기를 파손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법원 청사 담벼락을 넘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일부는 의자 등을 활용해 법원 청사 창문을 깨고 라바콘(안전고깔)을 집어던지거나 경찰 방패를 뺏는 등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정부는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도저히 상상조차 어려운 불법 폭력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경찰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훼손한 이번 사태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현장 피해 상황을 둘러본 뒤 "30년간 판사 생활하며 상상할 수도 없었고 일어난 바도 없는 상황"이라며 "철저한 사실 확인과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건물을 습격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이틀간 연행된 이는 총 86명이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9일 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헌재를 향해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다. 경찰은 헌법재판소로 이어지는 길목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이들이 헌재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 등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여 헌법 재판소로 행진했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인원은 경찰 비공식 추산 150명이다. /사진=뉴스1


심재현 기자 urme@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과천(경기)=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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