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할 말 없다” 구속후 조사도 거부… 공수처, 尹 강제구인 검토
공수처, 오늘 출석 다시 통보… 尹 변호인 제외 접견 제한 조치
24일께 검찰에 이첩할 가능성… 내달 초 기소-8월 1심 선고 유력
尹, 보석 등 석방수단 총동원 할듯
● 구속돼도 조사 거부한 尹
19일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오후 2시까지 나오라고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공수처에 나가서 더 할 말이 없다”며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에 체포된 15일 오전 첫 대면 조사 이후 조사 요구에 모두 거부하고 있다. 첫 조사 때도 “계엄은 대통령의 권한이다. 판검사들이 판단할 영역이 아니다”라며 일방적으로 말한 뒤 모든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했다.
공수처는 구속 피의자에게 할 수 있는 옥중 조사나 강제 구인 등 가능한 카드를 모두 시도할 방침이다. 먼저 공수처가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실시하는 옥중 조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도 검찰이 조사를 위해 직접 구치소를 방문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옥중 조사도 거부했는데, 윤 대통령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을 공수처로 강제 구인하는 방안도 있다. 공수처가 강제 구인에 성공할 경우, 조사는 체포 당일처럼 공수처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윤 대통령 측에 2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며 “일단은 (윤 대통령 측의 태도 변화를) 기다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증거 인멸 염려 등을 이유로 변호인 외 접견을 제한하는 조치도 이날 내렸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윤 대통령을 접견할 수 없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법치가 죽고 법 양심이 사라졌다”고 법원을 비판한 것에 대해 “사법 시스템 내에서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법치를 부정하는 취지의 입장문으로 대체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 2월 초 기소… 8월경 1심 선고
공수처는 24일을 전후로 윤 대통령을 검찰에 이첩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판검사와 경찰 등만 기소할 수 있고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은 없다. 공수처와 검찰은 내란 사건 피의자의 구속 기간을 양측 10일씩 총 20일로 합의한 바 있다. 여기에 윤 대통령 측이 체포적부심을 청구하면서 구속 기간에서 제외된 시간까지 감안하면, 실제 구속 만기일은 2월 5일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다음 달 5일을 전후해 윤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선 피고인의 구속 기간이 1심에서 최대 6개월인 점을 감안해 윤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올 8월경 내려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 측이 각종 지연 작전을 펼치더라도 워낙 중대한 사건이라 법원이 집중심리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 기간(6개월) 내 판결을 선고하지 못할 경우에는 구속돼 있는 피고인을 석방해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수사기관은 그 기간 안에 끝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도 기소 6개월 만에 내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선고까지 1년이 걸렸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혐의가 18개나 되는 등 심리할 게 많았다.
● 尹 측, 석방 수단 총동원할 듯
법조계에선 법률가이자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이 구속적부심이나 보석 청구 등 석방 수단을 총동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구속적부심은 구속이 합당한지 법원이 다시 심사하는 절차다. 보증금 납부와 재판 출석 보장 등 일정 조건을 내걸고 석방되는 보석 제도를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보석은 기소 전에도 가능하고 재판 단계에서도 가능하다. 여러 차례 신청할 수도 있다. 건강 등 긴급한 사정을 이유로 수감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는 구속집행정지를 청구할 수도 있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도 “앞으로 법원은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으로 윤 대통령을 즉각 석방해서 사태의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구속적부심은 구속 사유가 해소되는 등의 중대한 사정 변경이 있어야 하고 보석 역시 증거인멸 우려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둘 다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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